스페인 은행 BBVA가 세계 최초로 대출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했다. 최근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외환 송금 서비스 앱이 출시된 데 이어 은행권이 거래 속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블록체인 기술 활용을 넓히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BBVA는 “세계 최초로 블록체인을 이용한 대출 절차로 7,500만 유로(약 973억 원) 규모의 기업 대출 거래에 성공했다”며 “컨설팅 회사 인드라와 함께 만든 분산 원장 솔루션은 대출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을 수일에서 수 시간으로 단축한다”고 자신했다. 이번 거래는 BBVA가 블록체인을 활용한 대출 시스템을 구축한 뒤 이를 활용해 진행한 시범(pilot) 대출이다.
BBVA는 대출 솔루션에 두 가지 블록체인을 사용했다. 대출이 성사되기까지 은행과 고객의 대출 조건 등 협상하는 과정은 프라이빗 블록체인 ‘하이퍼레저’ 상에서 이뤄지고 기록한다. 하이퍼레저는 사전에 허용된 당사자에게만 접근을 허용하기 때문에 은행과 고객은 협상 과정에서 보안을 지킬 수 있다. 대출 계약이 체결된 후에는 이더리움의 공개 원장에 거래 내역을 해시값으로 등록해 위변조를 방지한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은행이 대출에 블록체인을 이용할 경우 효율성과 투명성, 보안 측면에서 기존 방식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대출 과정에서의 각종 변경사항과 업데이트가 모든 당사자들이 즉시 볼 수 있게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특징을 이용하면 하나의 은행과 한 곳의 차주가 거래하는 일반 대출보다 여러 은행이 대주단을 구성해 대규모의 자금을 대출하는 신디케이트론에서 보다 더 큰 효용성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의 블록체인 적용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앞서 지난 13일 스페인 최대은행 산탄데르가 리플의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외환 결제 애플리케이션 ‘원페이FX’를 출시했다. 산탄데르는 “평균 3~5일 걸리던 외화 송금 시간을 하루 안으로 단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스페인과 영국, 브라질, 폴란드 등에 제한된 서비스 국가를 수 개월 내로 확대할 전망”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황보수현 인턴기자 soohyeonhb@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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