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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 노린 묻지마 암호화폐 투자 '땅치고 후회중'

암호화폐 지식 전무, 백서가 뭔지도 몰라…"사람 믿고 투자한다"
"SNS만 있으면 무조건 돈 보내고 본다"
최소 2이더(약 160만 원)에서 10이더(800만 원)까지도 투자
"나도 한 번 해볼까" 유사수신행위인지 인지하지 못한 채 투자자금 모으기도 해

  • 원재연 기자
  • 2018-05-08 19:42:21
한방 노린 묻지마 암호화폐 투자 '땅치고 후회중'

“처음 시작부터 끝까지 이게 돈이 된다 안된다만 생각하고 접근했습니다”

지방에 사는 중년의 김 모씨는 암호화폐 투자로 목돈을 벌었다는 지인들의 말만 듣고 무작정 ICO(암호화폐공개)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람에게 돈을 보냈다. 백서가 뭔지 블록체인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로 지인들에게 믿을만한 사람이라 소개받아 투자했다. 김 씨는 이와 같은 방법으로 약 1년째 암호화폐에 투자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진행된 ICO 프라이빗세일에 참여했다가 돈을 모은 사람이 사라져버려 낭패를 당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한다는 소문이 속속 돌면서 김 씨와 같이 암호화폐 관련 지식이 부족한 중년을 대상으로 한 유사수신행위와 투자자금을 횡령하는 사기가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큰돈을 벌 수 있다며 S그룹, H그룹, 대형 거래소 등의 이름을 걸고 투자자를 모집했다. 김 모 씨의 경우도 대형 거래소가 ICO를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지인을 통해 투자에 참여했다.

투자자들은 자신이 어떤 암호화폐에 투자하는지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채로 일확천금만을 노리며 투자에 참여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암호화폐에 대한 제반 지식을 쌓을 의지 없이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만 현혹되어 돈을 보낸다는 것이다. 지방에 사는 한 60대의 투자자는 “백서 같은 게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며 “돈을 벌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소위 지인 소개를 통해 ICO를 모집하는 사람과 접촉했다. 빗썸 코인을 사기당한 김 모씨(이전기사참고)의 경우도 이와 같다. 소셜네트워크를 이용해 ICO에 참여한다는 또다른 투자자 한 모씨는 “가장 많은 경우가 ‘사람을 믿고 투자한다’ 이렇게 말한다”라며 “이렇게 알음알음 카카오톡(SNS)를 통해 접촉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적은 금액이 오가는 것도 아니었다. 한 씨는 “(사람들이) 적으면 2 이더리움(약 160만 원) 부터 많으면 10 이더리움(약 800만 원)까지 무작정 넣는다”고 지적했다. 경각심 없이 잘 알아보지도 않고 남에게 큰 금액을 맡기는 것이다. 잘 알아보지 않고 투자한 ICO가 사기로 밝혀질 경우 어떻게 구제받아야 할 지에 대한 대처도 없다. 그는 “사기 당하신 분들은 그냥 대처 같은 거 못하시고 어쩔 수 없지 하고 포기하고 만다”고 말했다. 경찰에 전화를 해도 암호화폐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뿐더러 금감원에서도 유사수신만을 단속할 뿐 투자금을 가로챈 암호화폐 관련 사기에 대해서는 마땅한 구제책을 내놓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은 SNS 계정이 존재한다는 것 만으로 신원이 보증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한 투자자는 “톡이 있으면 그거 믿고 그냥 무작정 돈을 보낸다”며 “카카오톡을 쓸 줄 알면 누구나 사기꾼이 될 수 있는 것”며 신원을 잘 알아보지 않고도 돈을 보내는 투자자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투자를 모집한 이들이 투자금을 가로챈 뒤 SNS 아이디를 없애고 잠적하면 투자자들은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없음에도 SNS가 신원보장 도구로 오인하는 셈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누군가 돈을 벌었다는 말을 듣고 ‘나도 투자자를 모집해보겠다’며 암호화폐와 법률에 대한 지식 없이 함께 ICO에 참여할 투자자를 모집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투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사람들도 다른 이들보다 조금 더 많은 지식을 알고 있다는 것을 내세우는 것이다. 법률상 다수를 상대로 원금을 보장해주겠다며 투자금을 모으는 것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유사수신행위가 불법인지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사람을 믿고 투자한다.” ICO에 문외한인 투자자들이 하는 말이다. 과거 암호화폐에 무지한 상태에서 ICO 투자자 모집에 보았다는 한 20대 투자자는 “남들이 돈 벌었다고 투자한 누군가의 가정이 파탄나는 것도 봤다”고 말했다. 이어 “또래의 트레이더(유사수신업자)들이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된 사람들도 봤다”며 씁쓸함을 내비쳤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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