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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뉴월드]③블록체인식 분배정의···부지런한 개미에서 똑똑한 배짱이로

주식회사 제도·금융자본주의는 한계 봉착

분배정의 실패…빈부격차 커지고 노동소득 감소

블록체인, 핀테크에 적용…소규모 투자길 열려

코인소유 주주, 개인권리 공유보상 선택 가능

평등한 자본주의, 공평한 자본주의 위해 노력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지난번 글 ‘블록체인이 이끄는 프로그래머블 경제(▶바로가기)’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이 커뮤니티의 약속을 알고리즘으로 만들어 시행하는 ‘프로그래머블 경제’에 대해 소개했다.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블록체인 생태계가 차별도, 특혜도 없는 알고리즘에 기반한 경제를 꿈꿀 수 있는지’에 대해 소득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한 달 전쯤 보스코인은 한국에서 첫 밋업 행사를 가졌다. 그때 필자가 던진 화두는 “부지런한 개미로 사는 것도 좋지만, 이제 우리 함께 똑똑한 베짱이가 됩시다”였다. 이 말은 노동소득에 기반한 삶이 점차 불안해지고 있는 지금, 소수의 자본가만이 누려 왔던 ‘자본소득’이 보장되는 삶을 블록체인을 통해서 모두가 차별 없이, 특혜 없이 누려보자는 의미다.

인류는 유사 이래 가장 풍요로운 세상에 살고 있다. 풍요의 배경에는 ‘기술발전에 의한 생산성 향상’도 있지만, 사회의 신용창출 능력을 최대화한 ‘금융 자본주의 시스템’ 덕분이기도 하다. 가령, 생산성이 높은 일을 해서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집을 산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집을 사거나 전세로 집을 빌려 산다. 금융자본주의 덕분에 생겨난 하우스 푸어다.



2008년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는 실질 구매력이 없는 다수의 소비자로 구성된 자본주의 체제는 성장하기도, 유지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보여줬다. 여기다 알파고로 대변되는 인공지능(AI)의 급부상은 인간 노동의 필요성과 노동 소득은 줄어들고, 노동의 질은 점차 나빠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확산시켰다.

분배 정의의 실패로 빈부격차는 점차 심해지는 상황이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는 분배 실패의 원인을 ‘주주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주식회사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본다. 주주 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동비용을 절감해야 하는 구조가 결국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해야 할 다수의 노동자 지갑을 얇게 해 전체적으로 소비 여력을 줄였다는 것이다.

그 간극을 금융으로 메우는 것도 이제 한계에 봉착했다. 블록체인 정신은 소수의 주주가 아닌 다수의 참여자 또는 커뮤니티 전체의 합의된 공동 이익을 추구한다. 그 방법으로 2016년 핀테크 열풍이 불면서 본격화된 개인간대출(P2P 대출)과 크라우드 펀딩을 주목한다. 블록체인을 핀테크에 활용하면 기존의 벤처캐피털, 사모펀드, 투자은행 등이 독점하던 ‘고위험 고수익’(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투자기회를 개인에게도 줄 수 있다.

‘주주 자본주의’의 대안인 블록체인은 자본주의의 구성원인 우리 모두를 노동소득을 벌어야 하는 노동자에서 ‘주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준다. 여기서 말하는 주주 권리는 여러 해석이 가능하다. 크게는 코인에 소액을 투자한 후 ‘코인을 소유한 주주’로서 권리를 갖는 방법이 있고, ‘개인이 가진 권리’를 공유해 커뮤니티에 기여함으로써 ‘보상’을 받는 방법이 있다.

요즘 나오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을 잘 살펴보면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중 하나의 권리 행사가 가능하다.

가령 지금까지는 전문가만 할 수 있었던 선물거래를 개인도 할 수 있게 한다거나, 기관 투자자들만 할 수 있던 태양광발전소 등 사회 인프라 시설에 개인도 투자할 수 있게 하거나, 특정 기관만 하던 전력거래를 개인도 할 수 있게 해 주는 등 소수의 거대 자본가 또는 펀드만이 할 수 있던 것을 코인으로 쪼개 수많은 개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전자의 사례다.

후자 사례는 더 쉽게 많이 찾을 수 있다. 운동하고 정보를 공유하면 토큰으로 보상해 준다거나, 게임을 하면서 정보를 공유하면 보상해 준다거나, 신용카드 사용정보를 공유하면 보상해 준다거나, 공부하면 토큰으로 보상해 준다거나, 암호화폐를 트레이딩 하면 보상해 주는 식의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대표적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개인의 활동에 대한 데이터 통제권을 가진 ‘데이터의 주주’로서 각 개인을 인정하고 보상을 해 준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노동소득의 한계에 봉착한 시점에서 나온 대안적 기술로, 기존 주주 자본주의의 문제를 토큰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해결하고자 한다. 누구나 ‘주주’가 될 수 있는 좀 더 평등한 자본주의, 누구나 나의 ‘권리’를 통해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좀 더 공평한 자본주의를 꿈꾼다.

이번 글에서는 노동소득의 시대가 저물고 있는 지금 블록체인이 어떻게 자본소득 시대를 개막해 나가는지 살펴봤다. 다음 글에서는 앞서 잠깐 언급했던 금융자본주의를 신용출처와 창출관점에서 자세히 얘기하고자 한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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