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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창간 58돌 서울경제·成大중국硏·전경련·산업硏 공동기획-중국을 가다]

40년만에 세계 GDP 15% 담당

경제·외교서 4차혁명까지 주도

차이나 스탠더드·플래닛 넘봐

한국, 중국 의존도 못 벗어나면

"21세기 조공국가 전락" 우려도

중국 첨단산업 메카인 선전경제특구의 위용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화웨이·텐센트·비야드(BYD) 등 대부분의 회사들이 불을 밝히고 있다. 선전특구에서는 3.5일에 한 개씩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이 탄생하는데 구글·애플 등 글로벌 기업은 물론 성장의 기회를 찾는 스타트업 기업들까지 몰려들고 있다. /선전=이호재기자

중국에는 두 개의 100년 전략이 있다. 창당 100년이 되는 오는 2021년까지 국민 모두가 풍족한 ‘샤오캉(小康)’ 사회를 건설하고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을 맞는 2049년까지 미국을 넘어서며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완수하는 것이다. 중국의 꿈이 현실이 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경제력은 물론 첨단기술부터 외교·군사·우주 분야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G2로 부상하며 절대강국으로 올라선 중국이 꿈에 확실하게 다가서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강한 중국’은 위협을 넘어 미래 생존을 위해 반드시 극복해야 할 ‘벽’이다. 주력산업은 이미 상당 부분 중국에 추월당했고 외교·안보에서 중국의 입김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태평하다. 구한말처럼 분열과 대립으로 점철돼 있을 뿐이다. 동아시아에서 ‘21세기 조공’이 재연될 수 있다는 일부 지적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서울경제신문이 창간 58주년을 맞아 ‘중국’에 다시 주목한 것은 경제부터 외교·안보, 사회·문화까지 중국을 분석해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지기 위함이다. 그 물음에 대한 답은 9월5일로 예정된 ‘서울경제 미래 컨퍼런스’에서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 7월24일 아프리카를 순방 중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프라와 농업·기술 부문에 대한 140억달러(약 16조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했다. 2000년대 들어 아프리카 각국에 총 1,000억달러 이상을 빌려준 최대 채권국 중국의 경제·외교적 입김이 한층 더 강해진 순간이었다.

세계 2위로 올라선 경제 분야는 물론 정치·외교·문화 등에서 세계의 모든 길을 중국의 문으로 통하게 하겠다는 중국의 21세기 신패권주의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40년 만에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1.75%에서 15%까지 불린 중국은 막대한 자본력과 중국인들의 뇌리에 박힌 ‘중화’의 꿈, 시진핑 주석이라는 야심 있는 권력자의 존재가 어우러져 세계 최강의 ‘슈퍼파워(超級大國·차오지다궈)’를 향해 가고 있다.


중국 신경제의 심장인 선전과 창업 메카인 베이징 중관춘 등 중국 전역에서는 하루에도 1만6,500여개씩 기업이 탄생하고 있으며 세계 최대 통신장비 기업으로 성장한 화웨이가 이끄는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는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이 될 5G에서 2030년까지 세계 1위가 되겠다며 전 세계 통신산업의 기둥인 국가들을 뒤흔들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이 세운 기준에 따라 제품을 만들고 사는 데 그쳤던 중국이 14억 인구의 빅데이터라는 4차 산업혁명의 막강한 자산을 기반으로 미래 경제에 ‘차이나 스탠더드’를 수립할 것이라는 두려움 섞인 관측이 곳곳에서 흘러나온다.

경제와 산업 분야뿐이 아니다. 중국은 5,000년 중화역사의 정점을 시진핑 시대에 맞겠다며 아시아와 중동·유럽부터 오세아니아·중남미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패권동맹 고리를 확대하는 한편 첨단 군사력을 빠르게 키우며 안보 면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 해상 실크로드)를 따라 막대한 인프라 투자로 각국 경제를 종속시키고 외교적 입김을 강화하는 중국의 행보에 대해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플래닛 중국(Planet China)’이라는 표현도 서슴지 않는다.

문제는 우리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0년을 맞는 2049년에 맞춰 2050년까지 세계 최강의 사회주의 국가를 세우겠다며 중국이 대륙 곳곳에 중화부흥의 꿈을 불어넣는 동안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거인의 틈바구니에 낀 한국은 21세기 중국 신패권주의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발만 구르고 있다. 서울경제신문 특별취재단으로 참가한 엄치성 전국경제인연합회 국제협력실장(상무)은 “5,000년간 애증의 역사를 함께해온 중국의 급부상으로 글로벌 경제질서와 주변 정세가 급변하고 있지만 한국은 아직 새롭게 변모한 중국에 대한 정의도 내리지 못한다”면서 “전 세계를 위협하는 거인으로 변한 중국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나 경계감만으로는 한국이 신성장동력의 새로운 기회를 얻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선전·란저우=홍병문특파원 구경우·서민준기자 hbm@

홍병문 기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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