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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뉴월드]⑥모두를 위한 선택이 나를 위한 선택···블록체인 집단지성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앞의 글에서 블록체인에서 말하는 ‘합의’(Consensus)와 합의를 관리하는 시스템인 ‘거버넌스’(Governance)에 대해 살펴 봤다.(블록체인 경제의 영원한 난제, ‘컨센서스’와 ‘거버넌스’…어떻게 풀 것인가? ▶바로가기)

이번 글에서는 공동의 선(善)이 최선이 되는 ‘집단지성’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집단지성을 많이 언급한다. 개개인의 의견이 모이면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선순환에 대한 믿음이 있다.



보스코인은 신규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퍼블릭 파이낸싱(PF)을 지원할 것인지 여부를 투표로 결정한다. 지난 6월 말 진행했던 서울 공식 밋업을 포함해 퍼블릭 파이낸싱을 설명하는 자리에서는 꼭 나오는 질문이 하나 있다. “특정 프로젝트에 자금을 투자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은 아주 전문적 금융의 영역인데, 금융전문가도 아닌 일반인이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가능할까요?”라는 것이다.

충분히 물어볼 수 있는 질문이다. 이에 대한 본인의 대답은 ‘집단지성’이다.

집단지성의 사전적 의미는 ‘다수의 개체들이 서로 협력하거나 경쟁을 통해 얻게 되는 집단의 지적능력’이다. 집단의 힘은 개체의 지적 능력을 뛰어넘는 힘을 발휘한다. 결국 집단지성은 집단에 있는 가장 우수한 개체보다 뛰어난 지적능력을 보여준다.

집단지성의 대표적 사례로 위키피디아를 꼽는다. 위키피디아는 지식·정보를 만드는 제작자와 쓰는 사용자를 구별하지 않는다.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정보를 공유하면서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가는 집단지성의 특성을 보여준다. 오픈소스도 마찬가지다. 그리고 오픈소스의 하나인 블록체인도 집단지성의 대표적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보스코인 뿐만 아니라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거버넌스 시스템으로 ‘투표’를 선택한다. 다수의 의견을 모으는 ‘투표’라는 절차를 통해 집단지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만 블록체인 거버넌스 시스템에서 말하는 투표는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느냐’와 같은 취향이나 선호도 조사가 아니다. 성장, 수익 , 돈이라는 자신의 이해관계가 달린 투표이기 때문에 냉정하게 판단하게 된다. 성공할 수 없는, 수익이 나기 힘든 프로젝트를 선택해 스스로 손실을 떠 안겠다고 결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설사 소수가 잘못된 결정을 내린다 해도 집단으로 대표되는 전체는 가장 수익성이 좋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투표하고 결과적으로 그 프로젝트가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선택을 일부러 하지는 않는다. 첫 번째 글에서부터 줄곧 든 사례가 있다. 한 개의 빵을 두 명이 나눠 먹는 상황이다. 한 사람이 빵을 나누고, 다른 한 사람이 그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빵을 나누는 사람도 공평하게 둘로 나누고, 선택하는 사람도 결과에 불만이 없다. 개인의 도덕성이나 통찰력에 의존하지 않고 손해 보기 싫어하는 인간의 심성에 기인해 최대한 공정한 결과가 나오도록 구조를 짜야 한다.

만약 여러 사람이 빵 나누기를 하면 어떨까? 다양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가령 누군가는 배가 불러 일부러 한쪽을 작게 하고 그걸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여러 사람이 여러 번 반복하면 전체 평균은 균형에 가까운 정답이 나올 거시다. 마치 주사위를 많이 던지면 6이 나올 확률이 6분의 1로 수렴하는 것과 같은 원리다.

블록체인에서 추구하는 투표는 예측시장 투표 방식이다.

가령 대통령선거에 앞서 예측투표를 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었을 때와 ‘누가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이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에 대한 답변은 다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블록체인 투표는 ‘A와 B 중에서 어떤 것이 더 좋으냐’를 묻는 것이 아니다. ‘A와 B 중에서 어떤 프로젝트가 현실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냐’, ‘어떤 프로젝트가 커뮤니티에 더 많은 이익을 줄 것으로 보느냐’에 대해 묻는 것이다. 자신의 선호도가 아닌 객관적 상황에 기반을 둔 판단을 묻는 것이다. 질문의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답변도 다를 수 밖에 없다.

블록체인에서 집단지성이 활용되는 곳은 투표 뿐만이 아니다. 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은 사용자들에게 데이터를 공유해 준 대가로 코인을 준다. 자신의 데이터에 대한 활용 권리를 개인에게 준 셈이다.

그렇다면 정보 활용 대가로 얼마를 줄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다. 플랫폼이 얼마가 적당한지 결정할 필요가 있을까? 실제 프로젝트들은 정보제공 대가를 정하지 않는다. 집단지성이 합리적 기준을 정해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가령 한 프로젝트가 커뮤니티 회원들의 정보를 이용하는 대가로 코인을 주기로 했다고 하자. 프로젝트팀에서 “개인정보를 제공해 주면 적은 금액의 코인을 주겠다”며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 그러면 안타깝게도 커뮤니티 회원들은 이 프로젝트에 자기 정보를 제공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대가가 너무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프로젝트팀에선 정보를 받기 위해 코인 금액을 올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 과정을 거쳐 소비자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을 찾아가게 된다. 시장에 참여한 집단지성이 작동해 시장가격을 정하는 방식이다.

결국 코인으로 연결된 경제 네트워크에서는 공공의 선(善)이 나를 위한 최선의 선(善)이 된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전체 커뮤니티를 위한 합리적 집단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글에서는 블록체인 시대에 맞는 자산 커먼즈화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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