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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⑨-2]블록체인, 확장성·보안성 넘어 경영 패러다임 혁신




‘블록체인 기술이 기업 경영환경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오늘날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블록체인 도입 이전과 이후로 나눌 정도로 간극이 크다.

블록체인이 비즈니스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것은 자명해 보인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도입기’를 지나 ‘성숙기’로 발전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블록체인이 직면한 문제는 결국 블록체인 도입을 준비하는 기업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블록체인은 인터넷 정보망에 신뢰망, 가치망을 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블록체인은 인터넷을 통해 신뢰가 필요한 금융거래부터 실물자산 거래까지 가능하게 했다. 블록체인을 활용해 수수료 없는 거래, 간편한 결제, 원활한 계약 등을 할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선 빠른 거래 처리와 안전한 데이터 관리가 꼭 필요하다.



그런데 블록체인은 아직 이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못했다.

우선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위해선 거래 처리 속도를 높이는 ‘확장성’(scalability)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확장성은 투입된 특정 자원의 양을 통해 얼마만큼의 성능 향상이 가능한지 측정하는 지표다. 블록체인이 얼마나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지 볼 수 있는 숫자다.

초기에 암호화폐 거래량이 많지 않았을 때는 확장성이 문제가 아니었다. 관심과 거래량이 폭발하고 실제 비즈니스에 적용하겠다고 나서면서 성능, 확장성 문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현재 비트코인의 거래 처리 속도는 약 7 TPS(Transaction per second·초당 거래 건수)다. 카드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자(VISA)는 약 2,000TPS다. 두 숫자의 차이만 봐도 한 눈에 블록체인 네트워크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느린 처리 속도는 블록체인의 설계 구조 때문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노드(관리자)의 데이터 위변조 여부를 다른 노드들과의 비교를 통해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때문에 네트워크 전체의 처리 능력이 개별 노드의 처리 능력을 넘어설 수 없다. 여러 대의 수퍼컴퓨터를 연결한다 해도 처리 효율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수 없다는 얘기다. 참여자가 늘고 컴퓨터 연산능력이 좋아진다고 거래 효율이 높아지지 않는 셈이다. 늘어나는 거래량을 처리하기 위해 또는 거래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성능을 높이고 싶어도 방법이 쉽지 않다.

엔지니어들은 블록체인의 확장성을 어떻게 높이느냐를 두고 고민 중이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뾰족한 답은 아직 없다. 현재 유력한 대안 중 하나는 전체 거래를 모든 노드가 검증하지 않고 여러 그룹으로 나눠 분산 처리하는 데이터 처리 기법, 샤딩(Sharding)이다.

블록체인 생태계도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가 중요하다. 참여자가 많을수록, 거래량이 증가할수록 생태계의 가치와 효용성이 높아진다. 만약 블록체인이 확장성 문제를 풀지 못하면 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할 수 없을뿐더러 블록체인의 입지마저 흔들릴 수 있다. 현재 샤딩 외에도 작업증명 방식, 분산 합의 알고리즘, 블록 크기 조정 등 다차원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어 빠른 시간 내에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블록체인 안고 있는 또 다른 문제는 보안성이다.

블록체인에게 주어진 ‘보안성’은 분산된 환경에서 악의적 노드들이 가짜 블록을 만드는 것을 막는 문제다. ‘비잔틴 장군 문제(Byzantine Generals Problem)’라고도 하는데, 배신과 쿠데타가 난무했던 비잔틴 제국에서 적군의 교란 또는 배신을 당하지 않고 협공에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으로 개인간(P2P) 분산 네트워크에서 해결되지 않았던 난제다.

비트코인은 분산 컴퓨팅의 약점을 블록체인과 작업증명(PoW·Proof of Work) 방식을 통해 해결했다. 블록에 담긴 거래 내용을 암호화한 후 데이터를 다음 블록으로 넘기는 과정에서 작업증명 방식으로 데이터의 보안성을 유지하는 방법이다. 가령 처음에는 누가 배신자인지 모른 채 참여자들은 채굴을 시작한다. 그러다 가짜 블록을 포함한 여러 블록이 만들어졌을 때, 과반수 이상이 인정한 블록만 남고 나머지는 모두 폐기함으로써 가짜 블록을 골라내는 방식이다.

PoW는 참여자의 ‘선함’, ‘정직’을 기반으로 한다.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대다수의 참여자들이 정직하게 채굴을 하고 협업하면, 그 과정에서 가짜 블록은 자연 도태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 듯 하지만, 아직 불특정 다수가 익명으로 참여하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합의 알고리즘에서는 여전히 비잔틴 장군 문제가 존재한다.

또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는 높은 보안성을 가진다. 그런데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이전의 데이터에 대해선 무결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결국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이전 데이터에 대한 무결성을 확보할 때까지는 100% 안심할 수 없다.

결국 비잔틴 장군 문제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과 블록체인 기록 이전의 데이터에 대한 무결성 확보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꼽힌다. 앞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와 융합을 통해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 확실시 된다. 기업이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시장의 움직임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

블록체인은 완벽하지 않다. 그럼에도 블록체인을 경영에 어떻게 접목할 것이냐에 대한 고민은 생존의 문제다. 기존 비즈니스에 블록체인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가 많아질 것이다. 기업들은 블록체인 기술 발전과 시장 활성화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의 원천기술 개발과 동시에 산업별 표준화된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자라면 블록체인이 촉발한 기업 경영의 패러다임 이동 속도가 갈수록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박민정(오른쪽) 연구원은 성신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 경영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블록체인과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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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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