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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빙하기'에도 신규 암호화폐 거래소 잇딴 등장

■암호화폐 거래소 5년사 되짚어보니

글로벌 1위 거래량 영광 뒤엔 '김치 프리미엄' 그늘 공존

실명제 도입으로 신규자금 유입 막힌 틈타 중국계 약진

채굴형 거래소 등 3세대 거래소 내세운 뉴페이스 잇따라

"블록체인 생태계 주축...산업적 육성방안 필요"

암호화폐 거래소가 국내에 문을 연 지 5년이 지났다. 길지 않아도 부침은 대단했다. 지난해는 투기 광풍으로 전 세계 거래소 거래량 순위 1, 2위를 휩쓴 반면, 잇따른 규제에 직격탄을 맞은 올해는 시장에 냉기가 흐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 블록체인 기업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호기심은 여전하고, 새로운 기술을 앞세워 문을 여는 중소형 거래소도 속속 등장한다. 정부가 다음 달 중 ICO 가이드라인을 내놓겠다고 공표한 가운데 블록체인 산업의 핵심 플레이어인 거래소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타임라인

◇암호화폐 거래소의 등장, 그리고 공고한 4강 체제
=국내 첫 암호화폐 거래소는 코빗은 지난 2013년 7월 유영석 대표와 김진화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 공동대표가 함께 설립했다. 국내 최초 거래소이자 원화로 거래 가능한 첫 거래소로 소프트뱅크 벤쳐스로부터 투자를 받았으며 지난해 9월엔 넥슨의 지주회사 엔엑스씨(NXC)에 913억 원에 인수·합병되며 관심이 집중됐다. 코빗에 이어 블록체인 기업 코인플러그의 CPDAX가 문을 열었으며, 빗썸이 뒤를 따랐다.

그해 12월 문을 연 엑스코인(xcoin)거래소에서 출발한 빗썸은 2015년 현재의 사명으로 이름을 바꿨다. 지난해 업비트와 함께 세계 거래량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린 이후 줄곧 거래량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 지난 2014년 8월 문을 연 코인원은 2015년 8월 핀테크기업 데일리금융그룹의 자회사로 매각됐다.



카카오 관계사인 두나무가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비트렉스와의 파트너십을 맺고 지난해 10월 출범시킨 업비트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암호화폐를 상장시켰다는 점을 차별화하며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 당시 업계 1위를 달리던 빗썸이 10종류 내외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한 것에 비해 상장과 동시에 100개 이상의 암호화폐를 리스팅 했으며, 지난 10일 기준 163개의 코인이 상장돼있다.

최초의 거래소 코빗과 함께 빗썸, 코인원, 업비트는 지난해 국내외 암호화폐 시장의 과열에 올라타며 국내 4대 거래소로 입지를 굳혔다. 빗썸과 업비트는 특히 국제 거래량 1, 2위를 넘나들며 중국계 거래소들의 아성을 넘보기도 했다. 이 밖에 지난해 7월 중국계 암호화폐들을 다수 상장한 코인네스트, 11월 신한은행으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은 블록체인 기술기업 스트리미가 개설한 고팍스 등도 국내 거래소로 얼굴을 내밀었다.

◇실명제 도입과 중국계 거래소의 약진=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과열되고 국내 암호화폐 가격이 해외보다 높은 김치프리미엄 등의 부작용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행동에 나섰다. 정부는 암호화폐 투자의 위험성과 불법적 요소에 대한 우려로 지난해 12월 13일 암호화폐 단속 관련 처벌을 강화하는 긴급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1월 11일에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가상화폐 거래 금지 및 거래소 폐지 검토’ 발언의 여파로 국내외 암호화폐 가격은 일제히 급락했다.

여기에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 실명제 도입을 천명하면서 거래소들은 궁지에 몰렸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30일부터 실명확인 가상계좌를 이용할 것을 권고했다. 가이드라인의 시행에 따라 은행들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에 실명확인 입출금 서비스를 새로 제공하는 것을 꺼리게 되었고 이에 따라 기존에 가상계좌를 보유하고 있던 빗썸과 업비트, 코빗, 코인원 만이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를 이용할 수 있었다.

거래소들에 대한 검경의 강도 높은 수사와 잇따른 해킹 사고도 거래소의 신뢰도에 타격을 줬다. 지난 4월 코인네스트는 대표이사와 임원이 사기와 횡령 혐의로 긴급 체포되었다. 같은 달 법인계좌를 이용해 원화 거래를 지원하던 캐셔레스트는 오입금으로 인한 중복출금 사건이 발생했고, 업비트는 사기 등의 혐의로 인해 검찰 조사를 받았다. 코인원의 마진거래에 대해 경찰이 조사, 빗썸의 350억 원 규모 해킹 사건 등이 이어지며 국내 거래소의 신뢰는 흔들렸다.

반면 올 초부터 한국에 법인을 설립해 진출하기 시작한 중국계 거래소들의 약진은 돋보였다. 바이낸스를 제외한 글로벌 거래량 1, 2위의 후오비와 오케이코인은 국내에 법인을 세우고 서비스를 오픈하며 주목 받았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후오비코리아는 지난 3월 한국 법인으로 정식 오픈했다. 이어 중국에서 가장 큰 거래소 오케이코인의 자회사인 오케이코인코리아 역시 4월 문을 열었다. 오케이코인코리아는 NHN인베스트먼트의 투자를 받고 원화 거래를 지원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다. 다만 후오비코리아와 오케이코인코리아 출범 시점에는 이미 실명확인 입출금 계좌의 도입이 불가능한 상태로 후오비코리아는 코인간의 거래만을 지원했으며, 오케이코인코리아는 일명 벌집계좌로 불리는 법인계좌를 사용해 거래를 지원했다.

◇궁여지책인가 마케팅 전략인가, 새로운 전략 찾는 국내 거래소들=정부의 잇따른 규제에 손발이 묶인 상태에서도 국내 중소형 암호화폐 거래소는 계속 등장했다. 신규 자금유입이 사실상 차단됐지만 궁여지책으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동원됐다. 원화 입출금이 막힌 국내 거래소들은 지난 7월 출범한 중국계 거래소 에프코인이 새롭게 내놓은 트레이딩 마이닝 전략을 내세워 채굴형 거래소로 돌아서거나, 오픈부터 자체 채굴형 토큰을 내세우며 등장했다.

채굴형 거래소는 거래 수수료 일부를 이용자에게 거래소가 발행한 자체 토큰으로 돌려준다. 국내 거래소 중 4월 출범한 캐셔레스트와 5월 출범한 코인제스트 등 중소형 거래소들은 자체 거래소 토큰인 캡과 코즈를 상장, 수수료로 돌려주는 트레이딩 마이닝 방식을 통해 이용자를 모았다. 그러나 이들의 토큰은 토큰 가격과 거래량이 지속 하지 않고, 토큰을 얻기 위한 자전거래로 가격을 유지한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캐셔레스트와 코즈는 국내 거래량에서 반짝 1위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이러한 문제점들로 인해 토큰 가격과 거래량은 곧바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그럼에도 국내 거래소들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를 보완한 형태의 채굴형 거래소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 7월 출범한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의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박스는 자체 토큰의 채굴이 가능하지만 자전거래가 불가능하도록 채굴량을 제한해놓고 있다. 지난 10일 출범한 국내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의 채굴형 거래소 데이빗은 거래 투명성 정책을 시행해 거래소에서 투자자가 암호화폐를 매매하는 상대방을 알 수 있다.

투기를 막는데 급급해 강도 높은 규제만 내놓은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새로운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시점이라는 업계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석우 두나무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세미나에서 “블록체인 생태계를 키워나가는데 있어서 거래소 역할이 크다”며 “룸사롱, 카지노 같은 거래소의 부정적 이미지를 바꾸고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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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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