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대비 10%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트코인(BTC)이 하락세입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영란은행(BOE)이 내달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가상자산 시장 제재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이 이더리움(ETH)이 증권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어떤 대답을 해도 SEC가 자가당착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한 주간 주요 이슈를 체크하고 차트를 보며 분석하는 코인췍에서 다뤘습니다. 코인췍은 매주 목요일 오전 7시 30분 디센터 유튜브 채널에서 생방송됩니다.

20일 오전 10시 40분 코인마켓캡 기준 BTC는 전일 대비 4.35% 내린 2만 8980.01달러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주일 간 하락 폭은 3.65%입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ETH)은 전일 대비 7.18% 내린 1945.98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영국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10.1%로, 시장 예상치 9.8%를 웃돌았습니다. 이에 BOE가 5월에 기준금리를 4.25%에서 0.25bp올린 4.5%로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조엘 크루거(Joel Kruger) 엘맥스(LMAX) 그룹 시장 전략가는 이번 가상자산 시장 하락세가 “글로벌 시장의 광범위한 위험 회피 흐름에 따른 이익 창출 가능성과 과한 조정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 유동성 부족으로 급격한 하락세가 연출됐다는 진단도 나왔습니다. 클라라 메달리(Clara Medalie)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카이코(Kaiko)의 연구 책임자는 “실버게이트, 시그니처뱅크 파산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유동성이 낮아졌다”면서 “유동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상승 랠리를 믿기 어렵기에 빠르게 가격이 떨어지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미 SEC가 가상자산 시장을 강력하게 제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겐슬러 SEC 위원장이 ETH가 증권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청문회에서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 의장이 겐슬러 SEC 위원장에게 ETH가 증권인지 상품인지 물었습니다. 그러나 겐슬러 위원장은 애매한 답변으로 둘러대며 대답을 회피했습니다. SEC가 지난 17일(현지시간)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와 비트렉스 최고경영자를 미등록 거래소를 운영했단 이유로 기소한 이후에 발생한 일이라 업계에선 비판이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SEC는 비트렉스를 기소하며 OMG네트워크(OMG), 대시(DASH), 알고랜드(ALGO), 모노리스(TKN), 나가(NGC), IHT 등 6개 토큰을 증권으로 명확히 지목했습니다. 그런데 SEC 수장이 ETH가 증권이라고 대답을 못하니 규제가 불확실하단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겐슬러 위원장이 ETH를 증권이라고 확답하면 미등록 증권 거래를 지원하고 있는 코인베이스도 문제가 됩니다. 불법 영업을 하는 코인베이스를 SEC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도록 승인했으니, 자가당착에 빠지게 되는 셈입니다. 이에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 대표이사(CEO), 라이언 셀키스 메사리 창업자 등 미국 가상자산 업계의 굵직한 인물들은 SEC의 행보를 앞장서 비판하며 규제 불확실성 해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송승재 에이엠 매니지먼트 애널리스트는 “BTC가 일봉 30일 선을 이탈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라면서 “BTC가 2만 8400달러 이하로 마감이 될 경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주봉 관점에서도 BTC가 2만 80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추가 하락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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