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립토 윈터(가상자산 시장 침체기)로 바닥을 찍었던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의 실적이 올해 1분기부터 회복하는 모습이다. 다만 거래소들은 크립토윈터에서 벗어나 시장이 활력을 찾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가상자산거래소의 지난 1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에 비해 개선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비트의 1분기 매출은 3048억 원으로 전분기(1923억 원) 대비 5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119억 원으로 181% 상승했다. 빗썸의 1분기 매출액도 같은 기간 9.5% 상승한 507억 원, 영업이익은 37.3% 오른 162억을 기록했다. 코인원은 당기순손익을 적자에서 흑자로, 매출은 29%가량 끌어올리며 상황이 호전됐다.
지난해 테라·루나 사태와 글로벌 가상자산거래소 FTX의 파산으로 침체기를 겪은 거래소의 실적이 개선된 데는 올해 초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이 한몫 했다. 지난해 12월 2070만 원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은 4개월 만에 4000만 원을 돌파했다. 빗썸 관계자는 “매출이 증가한 이유는 비트코인 등 주요 가상자산 가격의 반등에 따른 거래량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최악의 상황이었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하며 시장이 어느 정도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거래소가 활력을 되찾는 모습이지만 업계에서 부정적인 사건이 연이어 터지며 크립토윈터가 끝났다고 단언하기 이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코빗 관계자는 “해외 시장의 분위기와 별개로 퓨리에버 코인과 국회의원의 코인 거래 논란으로 투자 심리가 가라앉은 분위기”라며 “2분기도 시장이 좋을 거라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애매하다”고 설명했다. 코인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여러 이슈들로 가상자산 업계의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비트코인 가격이 횡보세를 보인 점도 2분기 실적 개선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빗썸 관계자는 “1분기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나 현재는 정체된 상황”이라며 “2분기 막바지에 접어들었는데도 비트코인의 영향으로 알트코인도 거래량이 정체됐다”고 말했다. 코빗 관계자는 “1분기 비트코인 가격 상승 추세에 비해 2분기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며 “그만큼 시장이 덜 활성화됐다는 의미로 거래량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최재헌 기자
- chsn12@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