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록이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가상자산 업계의 5가지 주요 변화를 담은 회고록을 발표했다.
1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가상자산 업계는 지난해 다양한 변화를 겪었다. 우선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BTC) 트러스트(GBTC)의 할인율 축소가 주요 변화로 언급됐다. GBTC의 할인율은 지난 8월 그레이스케일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대상으로 한 소송에서 승소하며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레이스케일은 앞서 주력 상품인 GBTC를 BTC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 전환하고자 했으나 SEC가 이를 기각하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GBTC의 순자산가치(NAV)대비 할인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21년 7월 이래 처음이다.
GBTC의 할인율은 블랙록 등의 다수 기업이 BTC 현물 ETF 신청하며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GBTC 등 BTC 현물 ETF 상품이 승인에 대한 낙관론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해 거듭된 악재로 혹독한 시간을 겪었다. 미국 규제 당국은 지난 11월 바이낸스에 자금세탁, 제재 위반 혐의로 43억 달러(약 5조 6222억 500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합의로 평가된다. 합의의 일환으로 창펑 자오가 최고경영자(CEO)에서 사임, 미국에서 사업을 철수했다.
바이낸스의 악재는 유럽에서도 이어졌다. 현지 라이선스 취득에 실패하며 네덜란드에서 철수했고, 키프로스에서는 법인 등록을 취소했다. 프랑스에서는 자금세탁 혐의로 조사를 받는 중이다.
이 여파로 바이낸스는 작년 최소 1500명의 직원을 해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마유르 카마트 글로벌 책임자와 레온 풍 아시아 태평양 책임자, 패트릭 힐만 최고전략책임자(CSO), 혼 응 법무 자문위원 등의 주요 임직원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에 바이낸스의 시장 점유율이 직격탄을 맞았다. 더블록의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달러를 제외한 거래에서 바이낸스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초 70%에서 연말 46%로 감소했다.
USDC의 점유율 하락도 주요 변화로 꼽힌다. USDC는 서클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으로 지난해초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32%를 차지한 바 있다. 전체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 1531억 달러(약 200조 1782억 5000만 원) 중 481억 달러(약 62조 8907억 5000만 원)에 달하는 비율이다. 테더(USDT)가 50%를 점유, USDC에 이어 DAI 스테이블 코인이 4%를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 3월 파산한 실리콘 밸리 뱅크가 33억 달러(약 4조 3147억 5000만 원) 상당의 USDC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지며 0.88달러까지 가치가 하락했다. 시가 총액은 24시간 만에 15% 떨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코인베이스와 바이낸스 등의 주요 거래소가 USDC 전환을 중단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현재 USDC의 스테이블코인 시장 점유율은 19%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USDT는 시장 점유율 71%를 차지, DAI는 유의미한 변동이 관찰되지 않았다.
네번째 주요 변화로는 대체불가토큰(NFT)의 비트코인 도입이 선정됐다. NFT 시장은 이더리움(ETH) 및 솔라나(SOL) 기반 블록체인을 선호하는 추세였으나 지난해 비트코인 기반 블록체인 오디널스가 등장하며 변화를 겪은 바 있다. 오디널스를 이용시 보다 쉽고 저렴하게 온체인 NFT를 업로드할 수 있어서다. 분산형 파일저장 시스템(IPFS)에 의존하는 기존 NFT와 달리 오디널스에서는 비문과정을 통해 NFT를 생성한다. 비문은 블록체인 트랜잭션에 포함된 고유 데이터로 BTC의 가장 작은 금액 단위인 사토시에 생성 순서에 따른 번호를 새긴 것이다. 각 사토시에는 영상이나 이미지 등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비문 기반 NFT 제작이 BTC 블록체인 공간 낭비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발행되는 NFT 마다 체인에 저장되며 전체 노드가 다운로드해야 하는 데이터의 총량이 증가한다는 이유다. 그럼에도 비문 사용은 큰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10만개 이상의 NFT가 주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NFT 거래량 역시 비문 수요와 함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 변화는 가상자산 시장의 반등세다. BTC는 2023년 초 1만 6600달러(약 2170만 4500원)에 거래됐으나 연말에는 160%까지 상승, ETH는 94% 올랐다. 탈중앙화(DeFi) 부문은 지난 3월부터 지지부진한 성적을 보이는 듯했으나 67%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SOL은 지난해 첫날 10달러 미만의 가격을 기록했으나 일 년간 1000% 상승하며 시가총액 10위 내 가상자산 중 가장 높은 성장을 보였다.
더블록은 “내년에는 BTC 현물 ETF의 승인과 BTC 반감기 등으로 다양한 변화가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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