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업계 2위 빗썸이 실명 계좌 제휴 은행을 NH농협은행에서 KB국민은행으로 교체하는 방안을 다시 추진한다. 고객층 다변화를 통해 국내 최대 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올 9월 농협은행과의 계약 만료를 앞두고 KB국민은행과 실명 계좌 발급 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빗썸은 2018년부터 농협은행과 실명 계좌 발급 계약을 맺고 6개월 또는 1년 단위로 재계약을 해왔다. 빗썸은 올 3월에도 국민은행과 계약을 추진하다 무산돼 농협은행과 6개월 재계약을 맺었다. 업계 관계자는 “실명 계좌 변경을 위해서는 금융정보분석원(FIU)의 신고 수리가 필요하며 자금세탁 방지 측면에서 심사도 진행한다”며 “빗썸은 상당한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7월 가상자산소비자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3월에 계좌를 교체하기에는 금융 당국과 은행 모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빗썸이 제휴 은행 변경을 거듭 시도하는 것은 이미지 변화와 고객층 확대를 위해서다. 특히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몸집 불리기가 필요한 상황이다. 과거 빗썸에 이어 업계 2위였던 업비트는 2020년 제휴 은행을 IBK기업은행에서 케이뱅크로 교체한 후 점유율 70% 이상을 차지하며 압도적인 업계 1위로 올라선 바 있다. 은행 입장에서도 가상자산 거래 주축인 2030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는 올 3월보다 이번에 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9월에 농협은행과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이미 가상자산법이 시행된 후의 새로운 계약이라 법 시행에 따른 불확실성 요소는 거의 없을 것”이라며 “올 초 계약이 무산되기는 했으나 국민은행도 이후 자금세탁 방지 체계 등 준비를 이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빗썸 관계자는 “실무상 제휴 은행 변경 여부 검토는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사안”이라며 “현재까지 확정된 내용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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