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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해체' 주장한 윤석헌 등장에···긴장하는 최종구

[윤석헌 금감원장 임명 파장]

금융정책 기능 기재부로 되돌리고

검사·감독 '쌍봉형' 체계 도입 주장

내달 선거 이후 개편 급물살 전망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주도

삼성생명 등 계열사 지분매각 압박

勞주장 노동이사 도입 밀어붙일듯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4일 오후 금감원 핵심 간부들과 상견례 등을 위해 활짝 웃으며 서울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윤석헌 서울대 객원교수를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하면서 금융위원회와 민간 금융회사들이 모두 긴장하고 있다. 윤 원장 취임 이후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 움직임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 때문이다. 두 사안 모두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는 점에서 윤 원장의 행보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융위는 당장 조직의 앞날을 걱정해야 할 처지에 몰렸다. 윤 원장이 사실상의 ‘금융위 해체’를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윤 원장은 그동안 논문과 기고문 등을 통해 “금융위의 정책 기능은 기획재정부가 다시 가져가고 금감원 역시 검사기구와 감독기구로 나눠 ‘쌍봉형’ 감독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사실상 금융위 출범 이전 금융감독위원회 시절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위원회인 금융위는 기재부 안으로 흡수돼 과거 금융정책국 체제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에는 개헌을 먼저 한 후에 감독체계 개편을 다루는 게 순서상 옳다는 인식이 있어 관련 논의가 지지부진했지만 올해 개헌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며 “6월 지방선거 이후 감독체계 개편 작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부 조직 개편에는 국회 동의가 필수이기 때문에 윤 원장이 소신을 갖고 밀어붙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회사들은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압박이 다시 한 번 거세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윤 원장은 금융지주 등 금융회사의 최고경영자(CEO)에 권한이 집중돼 있다며 지배구조를 강하게 비판해왔다. 지난해 12월 금융위 민간 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최종 권고안을 발표하면서 “CEO가 사외이사들을 선임하고 그 이사들이 또 CEO를 재선임하는 식으로 셀프 연임이 됐다”면서 “그들만의 ‘참호’를 구축해 그 안에서 인사가 이뤄졌다”고 금융회사들을 몰아세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윤 원장이 도입 권고한 방안이 사외이사 권한 강화와 노동이사제(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이다. 그는 지난 2일 한 토론회에서 “노동이사제는 금융회사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는 동시에 노사협력 관계를 새롭게 일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혁신위는 금융공공기관의 노동이사제 즉각 도입, 민간 금융회사의 도입 검토를 권고했다. 이 때문에 금융권은 금융노조의 노동이사제 도입 주장에 힘이 실릴까 긴장하고 있다. 노동이사제는 올해 금융노조의 산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사항에 포함된 만큼 노동계의 역점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윤 원장은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를 주도했던 만큼 삼성증권과 삼성생명 등 삼성 금융계열사에 대한 계열사 지분매각 등의 압박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윤 원장이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 예상만큼 금융회사들과 각을 세우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그는 은행(씨티은행·HK저축은행), 보험(ING생명), 카드(KB국민카드) 등 금융업권 대부분 분야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전임인 김기식 전 원장과 달리 민간 금융시장의 작동원리를 이해하는 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저축은행을 대부업체 취급하거나 정상적 영업활동을 ‘약탈적 대출’로 몰아붙이는 모습은 없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전임 원장에 비하면 존재감이 뚜렷하지 않은 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외부에 적도 없다는 장점이 있어 무난히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윤 원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금감원 연수원에서 임원과의 상견례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위는 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금감원은 감독을 하는 곳이라 서로 잘 조화롭게 갈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위와의 갈등설을 일축했다. /서일범·김기혁기자 squiz@

서일범 기자
squ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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