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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투자 귀재' 짐 로저스 "평화국면선 관광인프라가 매력···대한항공 주식 미리 샀죠"

대한항공 회장 이슈 알지만 미래 성장성과는 별개

하나의 코리아, 中과 최고 파트너…역할 커질 것

北, 中 개방경제처럼 변화…노동력·부존자원 주목

[영상]월가의 전설, 투자의 신 짐 로저스가 말하는 한반도 투자전략



최근 한반도 평화 기류를 보면서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은 한국과 중국의 협력이다. 남한과 북한이 아닌 ‘코리아’로서 화합을 한다면 전 세계 인구의 20%를 차지하는 중국과 국경을 맞댄 나라로서 최적화된 경제 단일체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넘어 러시아 등 대형 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높은 경제성장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서 주요한 역할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앞서 지난 7일 한국이 북한의 찬성표를 얻어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정회원 가입에 성공해 중국횡단철도(TCR) 등 국제노선 운영에 참가할 수 있게 된 점도 로저스 회장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그는 “북한에 대한 경제적 영향력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헤게모니 싸움도 진정한 평화가 온다면 의미가 없다”며 “남한 대 중국, 북한 대 중국이 아닌 하나의 코리아와 중국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계속해서 무역전쟁을 원하고 있다는 게 위험해 보이지만 중국과 한국 간 무역전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두 국가는 국경을 맞댄 좋은 파트너로서 훌륭한 딜(deal)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낙 북한에 관심이 많았던 로저스 회장다운 말이기도 하지만 그는 통일 한국과 중국의 관계에서 낙관론의 근거를 마련한다.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로저스 회장의 국내 증시 전망은 ‘맑음’이다. 그는 “남한과 북한 사이의 긴장감은 투자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전쟁 리스크로 비쳐 한국 증시가 많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만큼 평화가 오고 화합이 이뤄지면 증시는 전체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로저스 회장은 “북한에는 지금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제대로 된 케이블카도 없다. 사회기반시설이 가장 먼저 좋은 분위기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북한과의 경제협력 기대감으로 건설·철도 등 하드웨어 업종의 주가가 많이 오른 데 대해서는 관광 업종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단순히 금강산 관광 등 북한뿐 아니라 전쟁 우려가 해소된 한국의 방문객도 크게 늘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인프라 투자 역할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다. 로저스 회장이 대한항공 주식을 투자자산에 담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는 “한반도에 평화가 확실하게 정착되면 많은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고 관련 인프라 산업도 발전할 수밖에 없다”며 “그게 내가 우선 대한항공에 투자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을 둘러싼 이슈에 대해 로저스 회장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나는 대한항공 주식을 샀다”며 “오너 일가에 대한 논란은 알고 있지만 그들은 회사에서 퇴출될 것이고 앞으로 항공여객 수요 증가와 함께 각종 인프라 투자 참여로 주가가 올랐을 때는 사람들이 당시 이슈를 기억하지도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로저스 회장은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문제가 덮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대한항공 오너 일가 자녀들은 많은 재벌가 아이들처럼 잘못 컸다”고도 했다. 오너 일가 논란으로 당장 회사가 받는 이미지 타격은 피할 수 없지만 평화·협력의 대전환을 맞고 있는 한반도의 투자처로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기대감을 나타낸 것이다.

로저스 회장이 “나의 모든 돈을 투자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북한을 낙관하기 시작한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유학 경험을 믿었기 때문이다. 스위스 유학생활을 하면서 ‘다른 세상’을 경험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북한이 언젠가 경제를 개방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북한의 ‘통 큰 개방’이 이뤄질 경우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믿음이다. 앞서 2015년 CNN과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에는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김정은의 아버지나 할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2016년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는 “북한에는 자유무역지대 15곳이 있으며 중국과 러시아 투자자들이 공을 들이고 있다”면서 “우리가 북한 통화를 매입할 수 있다면 언젠가는 모두 부자가 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 접경지역인 나선경제특구, 관광특구로서의 가능성이 있는 금강산특구 등은 대표적인 북한의 자유무역지대다.

그는 줄곧 현재의 북한을 ‘중국의 1980년대’라고 표현해왔다. 북한이 2~3년 전부터 자유무역지구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다 마식령스키장, 마라톤대회 등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나섰다는 점에서다. 이런 북한의 노력이 1980년대 중국에서 일어난 변화와 유사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여기에 저렴하면서도 숙련된 노동자들과 4,000조~7,000조원 이상의 가치를 지닌 막대한 부존자원들은 투자처로서 매력적인 요소로 주목했다. 로저스 회장은 북한의 잦은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가 심해진 뒤인 2017년에도 중국에서 열린 한 금융세미나에 참석해 “(북한이) 아주 흥미롭다. 그 꼬마(김 위원장)가 북한을 개방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주목받기도 했다. 당시 그는 “마오쩌둥 사망 이후 덩샤오핑은 큰 변화를 일으켰다”면서 “북한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8일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은 싱가포르에서 로저스 회장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후 북한 경제개발 전망과 북한 리서치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짐 로저스는 “한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변화 요인임에도 아직 북한 경제나 투자와 관련된 체계적인 분석자료는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삼성증권의 최근 북한 전담 리서치팀 신설을 높이 평가했다고 삼성증권은 전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

권용민 기자
minizz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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