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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토큰전쟁]<중>"대세는 마이닝 거래소"···오케이엑스도, 중국 큰 손도 뛰어들었다

오케이엑스 '오케이파트너'프로그램 통해 마이닝 거래소 100개 지원 밝혀

해시드·노드캐피털 등 암호화폐 투자펀드, 에프코인 이어 신생 마이닝 거래소 비고고 지원

업계, 마이닝 거래소 토큰 '증권형' 성격 있어…다른 국가에서 힘들 수도

업계 지적에도 투자자·자금 몰리며 "암호화폐 생태계 훼손된다" 우려도

대형 거래소들이 공고히 자리 잡고 있던 거래소 시장에 나타난 에프코인은 트레이딩 마이닝이라는 방식이라는 새로운 모델로 시장을 잠식했다. ▶관련기사 본지 9일자 <[거래소토큰전쟁]<상>거래소의 혁신인가, 시한폭탄인가…에프코인의 아슬한 실험>

순위가 밀려날 위기에 처한 대형 거래소 오케이엑스는 그저 상황을 지켜보지만 않았다. 마이닝 거래소 모델을 도입하는 거래소들을 직접 육성하고 지원하겠다고 발표하고 나섰다. 오케이엑스가 키우겠다고 공언한 마이닝 거래소의 수는 총 100곳이다.

거래소뿐 아니다. 대규모 자본으로 무장한 중국계 암호화폐 큰손들도 마이닝 거래소라는 새로운 흐름을 간파하고 투자의 방향을 틀고 있다. 에프코인이라는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가 촉발한 마이닝 거래소 전쟁은 암호화폐 거래소 시장을 넘어 전체 암호화폐 생태계에 파장을 일으키는 모양새다.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혁신을 지향하는 암호화폐로 흘러들어야 할 투자자금이 중국계 마이닝 거래소의 토큰에 흘러들 수 있고, 기존 암호화폐의 거래량이나 유통 질서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쪽에서는 마이닝 거래소의 플랫폼 토큰이 가지는 ‘증권형 토큰’으로써의 특징 때문에 이러한 현상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케이엑스 “마이닝 거래소 100개 키우겠다”, 투자 큰손까지 합류 물결=중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오케이엑스는 에프코인을 비롯한 마이닝 거래소들 행보가 범상치 않자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오케이엑스는 지난달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디지털 자산 오픈 파트너십 프로그램’, 일명 오케이 파트너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면면을 살펴보면 오케이엑스 산하에 100개의 마이닝 거래소을 두고 육성하겠다는 액셀러레이팅이다.

내용은 이렇다. 오케이 파트너 프로그램은 참여하고자 하는 팀 가운데 100개 팀을 이달 말까지 선정한다. 선정된 거래소들은 오케이엑스의 주문 시스템, 콜드월렛과 핫월렛 등 기술적 지원, 다국어 고객 지원, 국제 KYC(Know Your Customer)과 자금세탁방지 조치 등을 전수받게 되며, 오케이엑스의 연구개발(R&D)과 시스템 유지 지원도 받게 된다.

오케이엑스의 오케이파트너 프로그램. 오케이엑스의 파트너사가 되고자 하는 팀은 오케이비 50만개를 예치해야 하며, 오케이엑스 브랜드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오케이비 토큰 홀더들에게 자신의 거래소의 플랫폼 토큰 24%를 배분해주어야 한다.

대신 조건이 있다. 참여를 원하는 팀은 오케이엑스의 거래소 플랫폼 토큰인 오케이비(OKB) 50만개를 오케이엑스에 예치해야 한다. 이는 한화 약 27억 원으로, 일종의 참가비로 볼 수 있다. 27억원을 내면 거래소 사업을 할 수 있는 제반 기술과 운영 노하우, 브랜드까지 제공해주는 셈이다. 일종의 ‘화이트 라벨링’ 전략이다. 화이트라벨링이란 다른 회사의 상품을 자사의 브랜드를 이용해 판매하는 기법이다. 포화된 거래소 시장에서 오케이엑스의 브랜드를 업고 출범하는 것만으로도 신생 거래소에는 이득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한 전략이다.

선정된 팀은 자체 거래소 토큰을 발행해 마이닝 거래소 형태로 운영해야 한다. 거래소 플랫폼 토큰 발행량의 51%는 트레이딩 마이닝을 통해 자사 이용자들에게 분배해야 한다. 나머지 49% 중 25%는 거래소 측에 돌아간다. 특이한 점은 남은 24%의 분배 대상이다. 기존의 오케이엑스의 플래폼 토큰인 ‘오케이비’ 소유자에게 분배된다는 점이다. 오케이비 소유자는 오케이비를 지니고 있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생기게 될 오케이엑스의 100개 파트너 거래소의 플랫폼 토큰 24%를 배분받을 수 있다. 또한 파트너 거래소들은 에프코인이 하는 방식과 같이 거래소 이용자들에게 거래 수수료 수입의 80%을 돌려주어야 한다.

결국 오케이비 토큰 보유 회원들은 100개의 산하 마이닝거래소 토큰을 배당받고, 이를 통해 각 거래소에서 발생한 수수료 수익의 80%를 배당받는다. 산하 마이닝 거래소들은 오케이엑스의 인프라를 기반으로 에프코인처럼 성장할 기회를 잡는다. 오케이엑스는 직접 트레이딩 마이닝 형태로 사업방식을 바꾸지 않아도 자사 토큰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는 트레이딩 마이닝 거래소가 지속 가능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리스크를 회피하면서도 현재의 성장세에 따른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오케이엑스는 오케이 파트너 프로그램에 대해 “진정으로 탈중앙의 콘셉트에 부합한다”며 “블록체인 사업에 변화를 일으키고 영감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바이낸스도 가만 있지 않았다. 바이낸스는 오케이엑스의 발표 이후 공식 웨이보를 통해 ‘바이낸스 디지털 자산 제휴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오케이엑스와 같은 산하 마이닝 거래소 액셀러레이팅 계획이다. 차이점은 육성할 마이닝 거래소 수가 1,000개에 이른다는 점이다. 예치금은 바이낸스 플랫폼 토큰(BNB)를 10만개, 한화 약 14억원 수준으로 오케이엑스보다 적은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 산하 거래소 토큰 보유자에게 주는 수익 배분도 수수료의 200%를 약속하고 있다. 이는 마이닝 거래소가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익은 물론 암호화폐 개발사로부터 받는 상장수수료, 자체 토큰 가격 상승분 등을 고려하면 수수료 수익의 200%는 돌려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중국계 대형 거래소인 후오비는 공식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지난 6일 주지아웨이 후오비 최고운영책임자는 지난 6일 왕펑스원 인터뷰에 출연해 “마이닝 거래소 모델은 매우 혁신적”이라며 “후오비가 이러한 형식을 채택할지는 알 수 없지만 계속 주목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신생 마이닝 거래소 비고고의 슈퍼노드들

마이닝 거래소 열풍은 이미 거래소 업계를 넘어서는 분위기다. 에프코인으로 한 번 수익을 거둔 중국계 거대 자본들이 다시 마이닝거래소 지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닝 거래소의 시초 에프코인에 투자한 중국계 자본인 단화캐피탈과 노드캐피탈, 8데시멀 캐피탈은 신생 마이닝 거래소 비고고(Bgogo)의 슈퍼노드로 참가했다. 비고고는 지난 9일 플랫폼 토큰 채굴을 시작한 신생 마이닝 거래소로, 플랫폼 토큰의 51%를 이용자에게 분배하며, 21개의 슈퍼노드가 거래소 수익의 20%를 가져가는 구조다. 비고고의 슈퍼노드에는 비트코인 헤지펀드인 판테라캐피털뿐 아니라 국내 암호화폐 엑셀러레이터인 해시드 등도 참여를 고려 중이다. 총 투자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다.

특히 비고고와 에프코인 등 마이닝 거래소에 대한 중국계 자본의 투자는 이제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지난달 30일 노드캐피털의 설립자이자 후오비의 공동 창립자인 두쥔은 “노드캐피털은 후오비의 슈퍼노드에서 탈퇴하고 슈퍼투자연맹과 제휴해 에프코인, 비고고에 우수한 프로젝트를 상장하는 것을 지원할 것”이라 밝혔다.

◇“마이닝 토큰은 ‘증권형’ 미국 시장에는 진입 못할 것” vs “아시아 시장서 자금 대이동 계기 될 것”=

대형 거래소와 투자사들까지 뛰어드는 이유는 뭘까. 탈중앙화 거래소 올비트의 이익순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마이닝 모델이 영향이 있는 것은 이 이코노미(토큰 이코노미)의 구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그는 “투자자들이 과연 기존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이후 메인넷을 내고 디앱을 생산해 낼 것이라는 믿음이 흔들리면서 소비자들은 과연 이 이코노미가 작동될까라는 의문을 가지는 시점에 에프코인이 등장했다”며 “거래소에서 발급되고 이용할 수 있어 사용처가 확실하고, 기업이 없어질 우려도 적고, 한단계 더 나아가 보유시 이익도 준다는 점이 개인 투자자들에게 어필했다”고 했다. 마이닝 거래소의 토큰이코노미가 개인 투자자들에게 먹혀들고, 이같이 호응이 거래량을 끌어올려 세계 거래소 순위를 뒤흔들 만큼의 영향력을 증명하자 암호화폐 업계의 공룡 거래소와 투자자가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한대훈 체인파트너스 애널리스트는 “현재 이 모델이 유지되는 이유가 배당금 때문인데 채굴이 끝나면 자전거래하던 마켓메이커들이 거래를 할 유인이 사라진다”며 “이에 따라 마이닝 토큰들의 매력은 급감하고 가격은 하방압력을 받게 될 텐데 이를 거래소들이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이닝 거래소가 발행하는 토큰이 세계적으로 규제가 심한 증권형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달러 시장까지 흔들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스위스 금융감독청(FINMA)는 지난 2월 ICO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토큰의 종류를 지불형과 유틸리티형, 자산형 토큰으로 구분했다. 유틸리티토큰은 특정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되며, 지불형 토큰은 거래의 기능만을 가지고 있다. 증권형 토큰은 기업의 미래 이익에 따라 배당을 받는 것으로, 마치 주식의 배당과 같다. 마이닝 거래소들의 플랫폼 토큰은 소유하는 것만으로 거래소의 수수료를 받아 증권형 토큰과 같은 성격을 지닌다.

스위스는 당시 발표에서 증권형 토큰에 대해 ICO(암호화폐공개)를 진행한 국가의 증권 규제를 따르도록 했다. 미국에서도 증권형 토큰을 발행할 경우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 등록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익순 올비트 대표는 “마이닝 거래소들의 토큰은 엄밀히 말해 시큐리티(증권형) 토큰이다”라며 “증권형 토큰은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금지돼 미국에서는 거래소에 리스팅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이닝 거래소가 중국 밖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오케이코인의 국내 자회사인 오케이코인코리아 관계자도 “시큐리티 토큰으로 판명될 위험이 있어 국내에서 오케이파트너 프로그램이 진행될 계획은 없다“고 국내 진출에 대해 선을 그었다.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투자 문화를 해친다는 업계 내부 비판도 나온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창펑자오의 지적이다. 창펑자오는 자신의 공식 웨이보에서 바이낸스의 마이닝거래소 육성계획을 인용하며 “이런 모델은 시장을 흐린다”고 경고했다. 마이닝 거래소를 육성하겠다는 기업의 CEO가 마이닝 거래소 모델의 확산을 비판하는 아이러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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