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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일한다]②이들의 손끝에서 서비스는 탄생한다 '블록체인 개발자'

IT 업계 개발자, 블록체인 생태계로 속속들이 이전

체인파트너스·LG CNS 등 팀 구성하고 채용 확대

업계 "개발자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부족하다"

기존 IT개발 능력은 필수, "여러 기술 조합된 블록체인 분야 공부할수록 매력"

"산업 성장 위해선 기존 산업과의 융합방안 고민해야" 조언


문재인 정부가 청년층을 비롯한 일자리 마련에 막대한 재정을 쏟아부었음에도 불구, 대한민국 청년실업률은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블록체인 업체의 분위기는 조금 다르다. 블록체인 생태계는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그 가운데서 블록체인 기업들이 가장 채용에 공을 들이는, 그렇지만 채용이 쉽지 않은 분야가 바로 ‘개발자’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업은 이같은 인력난에 따라 블록체인 기술만 판 개발자부터 기존 IT(정보·기술)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이들까지 가리지 않고 채용에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개발자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현재 업계에서 개발자 직함을 달고 있는 이들 대부분은 IT 업계에서 오랜 기간 개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부터 IT 산업군에서 블록체인 쪽으로 넘어오는 개발자가 한둘이 아니다 보니 개발자 수는 아우를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에는 평균적으로 10명 이하의 직원들이, 국내 대형거래소에는 약 30명, 대기업에는 50명 이상의 개발자들이 종사하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거래소 빗썸과 블록체인 컴퍼니 빌더 ‘체인파트너스’에 30여명의 개발자가, 이오스 BP(블록 프로듀서) 투표 서비스 Hexbp를 운영하는 헥슬란트와 국내 최초 코인 프로젝트인 ‘보스코인’에는 각각 14명과 12명의 개발자가 상주하고 있다.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 CNS는 약 50명의 개발자를 거느리고 있다.

◇ 기존의 IT 개발자들이 블록체인 업계로 뛰어든 이유?…인기 있고 젊은 산업에 매료돼=

“마치 게임 개발자가 게임을 위한 플랫폼을 만들어내듯, 우리도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 디앱(DApp·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 거래소 등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며 “다루는 요소가 다를 뿐, 기반은 같습니다.”

블록체인 개발자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현업 개발자들이 공통적으로 내놓은 답변이다. 이들은 블록체인 개발자의 업무 성격이나 일하는 방식은 기존의 IT 개발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IT 업계에서 승승장구하던 이들이 블록체인 업계로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개발자들은 산업 자체의 매력을 꼽았다. 일부는 “블록체인 산업이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은 매력이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배민효 (Spike·ekipS) 보스코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블록체인 기술은 여러 분야의 기술들이 종합되어 있어 굉장히 매력적”이라며 “잘 모르는 분야라 공부하면서 오히려 그 가치를 점점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투자에 관심을 두다가 자연스럽게 블록체인 업계로 넘어온 헥슬란트의 박인수 개발팀장 역시 같은 평가를 했다. 그는 “암호화폐 투자 때문에 블록체인 기술에 관심을 두게 됐다”며 “기술 자체가 여러 기술을 조합해 나온 것이라 굉장한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토크노미아 최승훈 개발자는 “블록체인은 앞으로도 꾸준히 세상의 관심을 받을 것이고, 그만큼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더 늦기 전에 블록체인에 뛰어들어야 규모가 커졌을 때에도 전반적인 트랜드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신혁 EOSYS 개발팀장도 같은 답변을 내놨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이 혁신적이고 설득력 있는 기술이라는 점을 짚으며 “블록체인 기술을 처음 본 사람들은 대부분 어렵다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하지만 조금만 이해하고 나면 그 가치에 모두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기간에 시스템을 바꿔놓기는 어렵다. 그는 “장기적으로 점차 기존의 시스템들과 접목되면서 자리 잡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기존 IT 개발자와 블록체인 개발자, 어떻게 다른가? 전 세계 노드가 교류 범위, 비개발자의 언어도 이해해야=

체인파트너스의 한 관계자는 개발자 수요는 많으나 공급이 부족한 이유에 대해 “개발자 채용을 한다고 공고를 내면 꽤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 컨트랙트 기능만 3개월 공부하고 덜컥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의 IT 개발 능력이 탄탄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대다수의 현업 개발자들은 “블록체인 개발은 기존 IT 개발능력의 연장선”이라는 점을 인터뷰 내내 강조했다. 기존 IT 개발 능력에 블록체인 기술을 탑재해야만 산업군에서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개발자가 기존의 개발자와 차이를 두는 단 한가지 다른 점은 바로 개발 환경이다. 예를 들어 데이터 기반으로 서비스를 만든다고 할 때 기존 개발자의 경우 회사 내부에서 관리하는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블록체인 상의 데이터는 전 세계 노드들과 실시간으로 동기화되고 있어, 시시각각 노드의 상황과 데이터의 변화를 확인해야 하는 식이다. 노드 운영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개발자들은 “이러한 점 때문에 기존의 웹서비스를 개발하던 때보다 더 자주 해외 단체들과 논의하고 협력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팀과 교류하기 위해 밤낮이 뒤바뀌어 소통하는 개발자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자들이 프로그래밍 언어 이외에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는 점 또한 이색적이다. 최승훈 토크노미아 개발자는 “블록체인 기술 산업에 너나 할 것 없이 수 많은 직종에서 종사했던 사람들이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며 “이러한 점 때문에 비개발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소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부분이 개발자들이 개발자들만의 언어로 소통하면서 발전하는 다른 분야와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 블록체인 산업에서 개발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기존 생태계와의 융합=

현업 개발자들은 블록체인 분야 진입을 고려하는 이들에게 “블록체인 기술 그 자체나 기술에 녹아있는 이상적인 철학에 너무 매달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을 내놨다. 서신혁 EOSYS 개발팀장은 “(블록체인 자체에 몰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자체가 아직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단계라 기존 생태계와 어떻게 하면 잘 융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융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장기적인 호흡으로 인내심을 갖고 기존 생태계와의 접점을 찾아 산업을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무작정 백지에서 시작하기보다는 과거의 연구를 충분히 공부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최승훈 토크노미아 개발자는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카모토의 독자적인 연구에서 나온 결과물이라기보다는 분산 컴퓨팅, 네트워크, 보안 등 컴퓨터 산업에서 수 십년동안 활용되던 요소들을 조합해 나온 결과물”이라며 “블록체인 산업에서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싶다면 무작정 백지에서 시작하기보다 과거의 연구를 먼저 살펴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배민효 보스코인 최고기술책임자는 “개발자에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존 IT 전문 지식을 쌓아야 한다”며 “이왕이면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들었던 사람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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