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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트렌드 STO]⑤개인들 뭉쳐 VC·PE 펀드의 새로운 출자자 역할 맡는다

폐쇄형·개방형 펀드, 펀드용 플랫폼 등 다양한 토큰 기반 프로젝트 진행 중

규제 테두리 내에서 적격 투자자 대상 자금 유치가 대세

유망 사모펀드 및 벤처캐피털 STO 시장 유인 위해선 규모의 경제 달성해야

“미국 및 유럽은 STO 프로젝트 가능하지만…우리나라도 최소한 보조는 맞춰야”

출처=셔터스톡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은 개인이 이용하는 금융회사가 아니다. 이들이 만드는 펀드에는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우정사업본부, 사학연금, 교직원공제회 등 기관투자자와 은행, 보험사, 일반기업 등 이른바 ‘선수’들이 주요 출자자로 참여한다. 일부 개인 출자자들도 있더라도 그 수는 매우 제한적이다.

전문가 위주의 이런 생태계가 구축된 이유는 분명히 있다. 어느 벤처캐피털에 돈을 맡길지 결정하는 일은 상당한 전문성을 요구한다. 또한 출자를 결정하면 투자를 회수할 때까지 적게는 2년, 길게는 5년 이상이 걸린다. 전문성과 유동성은 일반인이 벤처캐피털의 펀드에 투자하는데 큰 걸림돌이다. 증권형 토큰 발행(STO)이 이 같은 걸림돌을 없애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도권 내 토큰 활용…다양한 시도 이어져= 스파이스벤처캐피털(SPiCE Venture Capital)은 펀드를 토큰화하는 데에 앞장선 벤처캐피털 중 하나다. 지난해 9월, 이 투자회사는 미국 규제(Reg D Rule 506(c) in the U.S.)에 맞춰 적격투자자(Accredited investors)를 대상으로 STO를 진행했다. 투자회사는 적격투자자임을 확인하기 위해 W-2, 소득세 신고서, 은행·중개인 진술서, 신용 보고서 등과 같은 서류를 검토해야 한다. W-2는 미국 국세청의 세금 서식으로, ‘급여 및 세금 신고서’로 보면 된다.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스파이스는 1,560만달러(175억원) 규모의 자산(AUM)을 운영하고 있다. 전체 자금의 56%는 투자에 이미 사용됐다. 토큰화 인프라 및 에코시스템, 증권형 토큰을 활용하는 회사와 프로젝트, 그리고 코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하는 팀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는 스파이스는 시큐러타이즈(Securitize), 사가(SAGA), 슬라이스(SLICE), 그래프패스(GRAPHPATH), RNDR 등을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다. 스파이스는 3년 6개월의 투자기간과 그 이후에 또다시 3년 6개월간의 후속 투자기간을 설정하고 있다. 후속 투자기간에는 기존의 포트폴리오 회사에 대한 투자만 가능하다. 스파이스는 7년 기간의 폐쇄형 펀드(Close-end fund)다.

스파이스와 달리 개방형 펀드(Open-end fund) 방식도 있다. 블록체인캐피털(Blockchain Capital)은 만기가 없는 펀드를 운영한다. 블록체인캐피털은 포트폴리오 회사의 매각과 상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 이후, 이 자금 중 최소 50%를 다시 다른 기업에 재투자한다. 나머지 0~49%의 회수 자금은 펀드의 토큰인 BACP를 시장에서 매입한다. 매입된 토큰은 소각되며, 이를 통해 BACP의 가치를 올릴 수 있다.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스웜펀드(Swarm Fund)는 앞서 소개한 두 펀드와는 다르다. 스웜펀드는 STO 방식으로 펀드를 운영하고 싶은 투자기관이나 자금이 필요한 프로젝트들에 플랫폼을 제공한다. 스파크랩스는 이 플랫폼을 확용해 스마트시티와 농업에 투자하는 펀드 ‘Sparklabs Smart City & Smart Planet Fund(SPRK)’의 자금을 모집했다.

벤처캐피털의 건별 투자 규모는 모든 단계(시드~시리즈 D+)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전체 시장 역시 계속 커지고 있다. / 출처=KPMG 보고서 ‘Venture Pulse Q1 2018’

◇관건은 트랙레코드와 대중화, 그리고 규제 구축= 펀드의 지분 혹은 자산 배분권을 토큰화하는 작업은 이제 초기 단계다. STO가 빠른 시일 내 정착하기 위해선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우선 힘 있는 투자자들의 참여가 필요하다. 일반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이 대형 기관들을 투자자로 유치하고자 하는 이유는 단순히 편의성 때문만은 아니다. 각 국가별로 영향력이 있거나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주요 출자자(LP)는 펀드 운용사에게 큰 힘이 된다. 새로운 투자 대상을 발굴하거나 입찰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때 펀드의 출자자 구성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STO 시장에 참여하는 사모펀드나 벤처캐피털은 자금 조달이 어렵거나 실험적인 시도를 원하는 투자사로 아직 국한된다. 물론 펀드 운영인력의 경력은 참고할만한 정보이지만, 투자회사 차원의 트랙 레코드는 쌓이지 않은 상태라 고객들 입장에서도 투자 의사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STO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규모도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이 상당한 규모의 자금을 STO를 통해 조달할 수 있다면 대형 기관들의 진입을 유인하기도 쉬워진다. 국내에서 투자활동을 벌이는 한 사모펀드의 대표는 “제한된 인력으로 구성된 펀드 입장에선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를 관리하는 데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면서 “STO를 통해 조달하는 게 비용 대비 효율적이라면 시도해 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시장 크기에선 뛰어들 곳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펀딩 방법이 나타난 것은 투자 업계에도 좋은 현상”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이 공적 성격의 연기금과 공제회로부터 출자를 받고 있어서 정부 기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서울에 근거지를 두고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 엑셀러레이터 임원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STO 프로젝트가 다수 진행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 정부도 그들과 보조를 맞추는 식의 최소한의 변화는 이끌어냈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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