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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가 뛴다]⑩박재서 머스크 한국대표 “트레이드렌즈, 해운물류 플레이어들의 평등한 경기장될 것

114년 역사 머스크 노하우와 IBM의 블록체인 기술 적용
운송과정의 가시성 확보 및 서류 작업 최소화 목적
100곳 이상의 해운사·항만사·세관 등 참여
“다른 플랫폼과 경쟁보단 상호운용 추구”

  • 박선우 기자
  • 2018-12-21 14:55:53
[게임체인저가 뛴다]⑩박재서 머스크 한국대표 “트레이드렌즈, 해운물류 플레이어들의 평등한 경기장될 것
박재서 머스크 한국사무소 대표./사진=박선우 기자

동아프리카 케냐의 몸바사 항에서 네덜란드 로테르담 항으로 아보카도를 보내려면 30개 이상의 업체, 100명 이상의 사람, 200개 이상의 정보가 교환된다. 디지털 시대라고 하지만 해운 물류 프로세스는 여전히 수기로 작성된 서류가 여러 이해관계자를 거치며 이뤄진다. 배송 지연 및 비용 상승의 문제도 발생하곤 한다. 박재서 머스크(Maersk) 한국사무소 대표는 “해상 운송은 전 세계 무역의 8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영역이지만 서류 처리 등의 무역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정확성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114년 역사의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가 블록체인에 눈을 돌린 것은 이런 물류 체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머스크는 IT 기업인 IBM과 함께 지난 8월 블록체인 기반의 물류 플랫폼인 트레이드렌즈(TradeLens)를 선보였다. 트레이드렌즈는 △가시성(visibility) △문서 없는 (paperless) 무역 서비스 제공을 목적으로 운송 과정과 정보를 실시간으로 추적한다. 트레이드렌즈는 개념증명(PoC)을 거친 결과 운송 시간을 40%까지 감축하고 수십억 달러의 거래 비용을 절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일 기준으로 기업 및 단체, 정부기관 100곳 이상이 트레이드렌즈에 가입했다. 트레이드렌즈를 통해 운송된 컨테이너만 2,000만 개에 달한다.

“참여자들이 만드는 생태계가 중요합니다. 선박회사와 터미널 등 국제무역의 플레이어 모두가 하나의 전산을 통해 운송 과정을 검증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이 더 많은 데이터를 공유할수록 중립적이고 오픈된 플랫폼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트레이드렌즈는 국제무역의 새로운 방식이자 대세가 될 것입니다”

박재서 대표는 지난 1999년 머스크라인에 입사해 약 19년 동안 사프마린(Safmarine)코리아 및 지역 사무소에서 다양한 직책을 역임한 해운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는 “지난 2010년 네덜란드 관세청에서 글로벌 공급망을 효율화하려는 문제의식을 갖고 논의를 시작한 게 트레이드렌즈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유럽연합의 후원을 받은 네덜란드 관세청과 머스크 등은 케냐와 네덜란드 구간의 화훼 운송 과정을 추적하는 ‘쉬핑 인포메이션 파이프라인’(Shipping Information Pipeline)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운송 과정의 효율성을 따져봤다. 2016년부터 머스크는 IBM과 워크숍 및 시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술적인 부분을 협업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트레이드렌즈의 장점으로 서류 처리와 문서 위변조 방지에 들어가던 행정 비용 감소를 꼽았다. 그는 “무역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수출입업자들이 얻는 혜택이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데이터 추적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수료 검증도 투명하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블록체인은 불특정 다수의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술이기 때문에 다양한 플레이어들이 트레이드렌즈를 통해 신뢰를 쌓을 수 있다”며 “트레이드렌즈를 통해 효율적인 거래 생태계가 만들어지면 경제성장도 촉진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게임체인저가 뛴다]⑩박재서 머스크 한국대표 “트레이드렌즈, 해운물류 플레이어들의 평등한 경기장될 것
트레이드렌즈/사진=트레이드렌즈 블로그 캡처

산업자문위원회(Industry Advisory Board)가 있다는 점도 트레이드렌즈의 특징이다. 모든 회원들이 발언권을 가지고 플랫폼의 개발에 참여하며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한다. 머스크는 위원회를 통해 트레이드렌즈가 중립적이고 개방적인 플랫폼으로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레이드렌즈를 시작으로 해운 물류업계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세계 3대 해운동맹 중 하나인 오션얼라이언스(Ocean Alliance)는 최근 블록체인 기반의 글로벌 해운산업 동맹인 ‘GSBN’을 출범시켰다. 국내에선 삼성SDS 주도로 지난해 5월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이 구성됐다. 이들과 다른 트레이드렌즈의 차별성은 무엇일까. 박 대표는 ‘데이터’라고 강조한다. 그는 “머스크는 오랜 시간 데이터를 갖고 회사를 운영한 노하우와 프로세스가 있다”며 “머스크는 다른 플랫폼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포지션”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박 대표는 플랫폼 간의 경쟁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트레이드렌즈만 고집하는 게 아니라 다른 플랫폼과 상호 운용돼야 한다”며 “플레이어들이 더 평등한 경기장 안에서 협업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트레이드렌즈 플랫폼을 확장하고 서비스를 홍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 기업들의 트레이드렌즈 참여를 위해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박 대표는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더 많은 이익이 고객에게 돌아간다”면서 “산업 전체로 플랫폼이 확산하도록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선우기자 blacks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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