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된 투자 시장에서도 빛을 보는 존재가 있다.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인 크라우드펀딩이다. 지난달에는 국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가 누적 펀딩액 1,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크라우드펀딩 형태 중 가장 친숙한 것은 리워드형(보상형)이다. 플랫폼 이용자들은 아이디어를 보고 사업자를 후원한다. 펀딩 목표금액을 달성한 사업자는 후원자들에게 약속한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상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아이디어 상품을 보상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가장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 보상이 암호화폐라면 펀딩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요즘 같은 ‘크립토 겨울’에는 보상으로 받은 암호화폐가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될지도 모른다. 암호화폐의 가치를 뒷받침하는 아이디어가 획기적이어야 펀딩에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어려운 일이지만 성공사례는 있다. 여행 분야에 토큰 이코노미를 접목한 ‘트래블디네이션(Travel dNation)‘은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으로 1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트래블디네이션은 여행 정보 플랫폼에 토큰 이코노미를 접목한 프로젝트다. 트래블디네이션의 여행플랫폼에는 여행가, 여행 가이드는 물론 여행 콘텐츠제작자와 콘텐츠번역가까지 여행을 좋아하는 모두가 참여할 수 있다. 여행가는 계획대로 여행을 이어갈 경우에, 여행 가이드는 온·오프라인으로 여행가를 도와줄 경우에 각각 보상을 받는다. 콘텐츠제작자와 번역가는 말 그대로 여행 관련 콘텐츠를 만들거나 번역할 경우 보상을 받게 된다. 보상은 자체 암호화폐인 ‘NBD 토큰’으로 주어진다.
반면 크라우드펀딩 후원자들에게 지급되는 건 보상 개념의 NBD 토큰이 아니다. 일종의 점수 포인트인 ‘노자파워(Noja Power)’다. 노자파워는 플랫폼상 메인토큰인 NOJA 토큰으로 전환 가능하며, NOJA토큰은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될 예정이다. 노자파워는 NBD 토큰 보상을 더 많이 받게끔 하는 데에도 쓰인다. 트래블디네이션 플랫폼 내에서 토큰 보상을 받을 때 노자파워가 많으면 더 많이 받을 수 있다. 플랫폼상의 권력인 셈이다. 서 대표는 “플랫폼상에서 활동을 이어갈 후원자들은 노자파워를 보유함으로써 더 많은 토큰을 얻을 수 있고, 활동을 하지 않을 후원자들은 파워를 NOJA 토큰으로 바꾸면 된다”고 설명했다.
토큰을 바로 지급하는 대신 파워를 지급하는 이유에 대해 서 대표는 “국내 첫 시도라 암호화폐를 바로 지급하는 대신 좀 더 안전한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보상으로 지급되는 스테이블토큰 ‘NBD’는 플랫폼상 메인토큰인 NOJA로 바꿀 수 있는데, 이때 1NBD는 1달러 만큼의 NOJA로 전환된다. 중간에 NOJA 토큰이 개입되기는 하나 ‘1NBD=1달러’의 공식이 성립하는 셈이다. NBD토큰의 거래 이력은 이오스 블록체인에 안전하게 기록된다.
서 대표는 스테이블토큰을 도입한 이유에 대해 “트래블디네이션 플랫폼상에서 쓰이는 유틸리티토큰이 상품결제까지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NBD 토큰은 트래블디네이션과 파트너십을 맺은 여행사들의 여행상품을 구매하는 데 쓰인다. 서 대표는 “상품 가격의 10%를 NBD 토큰으로 결제할 수 있다”며 “NBD 토큰은 법정화폐로 구매하는 토큰이 아닌 보상형 토큰이므로 이용자 입장에서는 할인을 받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트래블디네이션은 여러 여행상품을 다루는 온라인투어에이전트(OTA)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상태다.
트래블디네이션은 앞으로도 획기적인 시도를 이어갈 계획이다. 서 대표는 “OTA뿐 아니라 면세점 등 여행객이 많이 가는 곳과도 파트너십을 맺을 예정”이라며 “유틸리티 토큰의 상용화 사례를 많이 만들어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여행을 돕는 것도 여행이다’라는 슬로건 아래 여행 분야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이 보상을 받아가는 커뮤니티를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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