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금융시장 감독청(FINMA)이 페이스북 리브라 협회(Libra Association)의 요청에 따라 스테이블 코인 평가 지침서를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스위스에서 리브라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면 ‘지불 시스템 라이선스(payment system licence)’를 획득해야 한다.

지난 11일(현지시간) FINMA는 공식채널을 통해 ‘스테이블 코인 발행 지침서’를 공개했다. FINMA는 “2018년도 중반 이후부터 스테이블 코인을 다루는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을 파악했다”면서 “우리의 역할 중 하나는 잠재적인 금융시장 참여자들에게 스위스 금융감독법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밝히는 것”이라며 가이드라인 공개 의의를 밝혔다.

지침서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 시장 내에서 스테이블 코인은 기존 토큰과 동일한 접근법으로 취급될 전망이다. FINMA는 “스위스 금융시장의 규제는 원칙주의를 따른다”며 “스테이블 코인도 기존 토큰들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기능과 목적에 따라 규제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INMA는 특히 스위스에서 결제 시스템을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선 기존 금융시장 인프라 원칙(PFMI)에 의거해 ‘지불 시스템 라이선스’를 취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같은 프로젝트는 금융시장 기반 시설(FMIs) 규제를 적용받는다고 덧붙였다.

스위스 금융 당국은 이번 결정을 ‘예시적 분류(Indicative classification)’라 지칭하며 해당 프로젝트가 진행됨에 따라 정의가 변경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당국은 ‘동일 위험, 동일 규제(Same risks, Same rules)’ 원칙을 내세우며 지불 시스템의 위험을 증가할 수 있는 모든 추가 서비스들은 상응하는 추가 요건들을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FINMA는 리브라 리저브(Reserve)의 관리와 자본 배분 등을 이유로 들며 리브라가 순수한 지불 시스템의 서비스 범위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FINMA는 “기존 금융시장과 유사한 수준의 리스크를 갖게 된다면 해당 프로젝트에는 기존 은행권과 유사한 규제 요건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규제 요건에는 국제적인 수준의 자금세탁방지(The highest international anti-money laundering standard)도 포함된다.

법무법인 태평양 박종백 변호사는 이번 가이드라인이 국제 암호화폐 시장에서 실질적인 기준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변호사는 “지난해 2월 FINMA에서 ICO 가이드라인을 발표했을 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벤치마킹의 사례로 삼았다”며 “특히 이번 지침서에는 법정화폐나 부동산 등의 다양한 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스테이블 코인을 명시하고 있어 자산 유형에 따른 좋은 참고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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