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발전하면서 기부 방식도 다양해졌다. 최근엔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로 기부할 수 있는 플랫폼도 생겼다.
과거엔 오프라인 길거리 모금, 전화 ARS(자동 응답 시스템)로 기부금을 냈다. 요즘은 모바일 화면 터치 몇 번만으로도 기부한다. 네이버 온라인 기부 플랫폼 ‘해피빈’과 카카오 사회공헌 플랫폼 ‘같이가치’에선 원하는 캠페인을 선택해 기부할 수 있다. 플랫폼상에는 도움이 필요한 대상의 사연과 기부금 사용 계획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사용자는 이를 확인한 뒤 간편결제 등을 이용해 소액을 기부한다. 실제 많은 사람이 이런 플랫폼을 이용한다. 지난해 네이버 ‘해피빈’ 총 기부금은 162억 원을 돌파했다. 총 기부자 수는 92만 명이 넘는다.
체리는 해피빈, 같이가치와 유사한 형태다. 한 가지 다른 점은 ‘체리 포인트(기부 전용 암호토큰)’가 쓰인다는 것이다. 체리 포인트는 체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1만 원을 결제하면 체리 1만 포인트가 사용자 지갑에 충전된다. 체리 포인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된다. 충전한 체리 포인트를 사용자가 다시 원화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체리 관계자는 “특별한 사유가 있지 않는 한 환전이 되지 않는 게 원칙”이라며 “기부단체로 전달된 체리 포인트는 기부단체가 원화로 환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부 내역은 모두 블록체인 상에 기록된다.
체리 관계자는 “해피빈과 같이가치와 비교했을 때 기부자 입장에서 큰 경험적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기존 플랫폼이 줄 수 없는 투명성을 기반으로 신뢰를 제공한다는 점이 기부자와 기부단체 모두에게 이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도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구축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31일 사랑의열매와 SK(주)C&C는 ‘블록체인 기반 기부 플랫폼 공동협력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SK C&C는 블록체인 플랫폼 ‘체인제트’ 기반의 기부 플랫폼 ‘따뜻하게 체인지’를 만들고 있다. 체리와 마찬가지로 앱 내에서 사용 가능한 기부 코인(SVD, Social Value Donation)을 사서 기부하는 방식이다. 1코인은 1원이다.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코인으로 기부하면 기부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며 “투명성 강화에 초점을 둔 사업”이라고 밝혔다. 그는 “기부금을 받아 지원할 때 특정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코인을 이용하면 기부금이 쓰이는 과정을 기부자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다고 실시간으로 (기부금 흐름을) 확인할 수 있다는 건 아니”라며 “아직 기획 단계라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다만 황 본부장은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을 만들어도 기부가 잘 되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용자 입장에선 블록체인을 도입한다 해도 체감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기술 적용에 힘쓰기보단 플랫폼에서 기부가 활성화되는 데에 방점을 두고,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식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편이 적절하다는 것이다.
/도예리기자 yeri.do@decenter.kr
- 도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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