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급락했던 테슬라와 애플 주식을 대거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지면 산다’는 올해 개인 투자자들의 전략이 해외 투자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이후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테슬라 주식을 7억9,444만달러 어치를 매수했다. 5거래일 동안 테슬라 주가에만 쏟아 부은 돈이 한화로만 9,437억원(달러당 1,188원)이다. 액면분할 당일인 31일에 6,352만달러를 산 이후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자 오히려 매수세를 확대했다. 지난 4일에는 하루에만 4억3,537만달러 어치를 매집했다. 이는 함께 액면분할 했던 애플도 마찬가지다. 액면분할 당일 4,566만달러 어치 주식을 사들인 이후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5거래일 동안 3억936만달러(약 3,675억원) 어치를 매수했다.
테슬라의 주가는 31일 주당 498.32달러까지 올랐지만, 이달 들어서는 16%나 급락하고 있다. 애플 역시 6%대 하락 중이다. 개인들이 주가가 급락한 상황에서 매수세가 확대되는 것은 테슬라와 애플의 최근 하락 이유를 단기 조정에 무게를 두고 저가 매수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9일까지 한 달 동안 테슬라의 주가가 917달러에서 361달러까지 급락할 때도 개인들은 테슬라 주식을 3억달러에 가깝게 사들이면서 3,241만달러 순매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테슬라나 애플의 기업 가치가 하락하는 등 펀더멘털의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황이어서 개인들은 주가 상승에 베팅하면서 매수세를 더 늘려나간 것으로 보인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차익 실현, 일본 소프트뱅크의 빅테크 기업에 대한 40억달러 대 콜옵션 매수, 개인 수급 악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하지만 명확한 하락의 이유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저가 매수를 통해 지난 31일 이후 테슬라 주식을 사모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현재까지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테슬라 주가가 450달러 선을 돌파해야 웃을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이후 국내 투자자들이 매수한 테슬라의 종가 기준 평균 매수 단가는 456달러다. 현재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다. 단기 조정에 힘이 실리기는 하지만 해외 일각에서는 거품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실제 지난 4일 테슬라는 정규장에서는 전거래일보다 11.32달러 오른 채 마감했지만 이후 시간 외 거래(애프터 마켓)에서 ‘스탠다드&푸어스(S&P) 500’ 지수 편입이 실패했다는 소식에 400달러 선이 무너지기도 했다./박성호기자 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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