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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직장 대신 NFT로 자기소개···투기자산 넘어 네트워킹 수단 진화

[블록체인, 보이지 않는 고릴라를 찾아라]

■ 소속·유대감까지 담아내는 NFT

같은 NFT 보유만으로 유대감 형성

퍼지 등 커뮤니티 토대 수익화 실험

클래식 합주단도 디스코드로 소통

기업들 충성고객 확보수단 부상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중심부에서 열린 ‘퍼지펭귄’ 대체불가토큰(NFT) 홀더(보유자) 파티장. 입구에 선 덩치 큰 보안 요원에게 퍼지펭귄 NFT를 보여주자 환한 미소로 비켜서며 안쪽으로 안내했다. 경쾌한 음악 사이로 삼삼오오 모인 참석자들은 서로 가진 NFT를 보여주는 것으로 자기소개를 갈음했다. 하는 일과 이름 같은 자신을 대표하는 일반적인 정보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같은 NFT를 보유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들은 충분히 유대감을 느끼는 듯 서로 트위터 계정을 공유하며 맞팔로를 약속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NFT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수식어로는 단연 ‘경매’ ‘수백억’ ‘최고가’ 같은 말들이 꼽힌다. 시중에 팔리는 관련 도서에서도 첫 트윗이 290만 달러에 낙찰됐다거나 작가 비플의 작품이 6930만 달러에 팔렸다는 얘기가 가장 먼저 등장한다. 이 같은 ‘돈 잔치’는 여전히 대중에게 생소할 수 있는 NFT에 대해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기에 충분했고 실제 암호화폐를 뒤늦게 겪은 투자자들이 NFT에서 새 기회를 엿보기도 했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을 선도하는 뉴욕에서 NFT는 더 이상 투자 대상이 아닌 커뮤니티 그 자체를 의미했다. 실제 올 6월 열린 세계 최대 NFT 행사 ‘NFT.NYC 2022’ 기간에는 프로젝트별로 무수한 파티가 열리며 커뮤니티의 돈독함을 과시했다. 퍼지펭귄을 포함해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AYC)·쿨캣·더샌드박스 등이 이벤트를 개최했다. NFT 가격이 지난해 고공 행진을 이어가다 ‘크립토 겨울’을 맞아 급락한 뒤 ‘거품론’이 한창 부는 시점이었지만 뉴욕의 NFT 홀더들은 가격에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이 같은 커뮤니티의 힘은 NFT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정 NFT 프로젝트의 가격은 부침을 겪을 수 있지만 NFT로 만들어낸 커뮤니티는 시장을 만들고 계속 유지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뚱뚱하고 귀여운 펭귄을 그린 퍼지펭귄도 NFT가 나온 초창기 가격이 주된 관심사였던 것과 달리 지금은 캐릭터를 활용한 장난감과 어린이 도서, 다양한 상품(굿즈)이 출시되는 등 커뮤니티를 토대로 다양한 수익 모델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모인 한국 앙상블(합주단) 세종솔로이스츠 역시 커뮤니티에 주목했다. 세종솔로이스츠는 뉴욕에서 바이올린 연주 영상과 음원이 담긴 복합 NFT를 선보였다.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총감독은 출시 기념 음악회에서 청중들에게 “디스코드 채널에 들어와 달라”고 말하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디스코드는 NFT 커뮤니티의 주요 소통 수단인데 가장 고전적인 클래식 음악가가 최신 트렌드라 할 수 있는 NFT 용어를 언급해서다. NFT를 매개로 옛 것과 새 것이 만나면서 팬들은 일체감을, 세종솔로이스츠는 두터운 지지층을 각각 얻는 셈이다.

이처럼 NFT는 초기 ‘투기자산’이라는 인식을 벗어나 생태계를 넓혀가며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 사이에서도 관측된다.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성패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충성 고객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여겨지는 모습이다. 이기쁨 디파인커뮤니케이션 리드는 “구성원들을 묶어둘 수 있는 커뮤니티형 NFT를 만들 때 지속 가능성이 뛰어나다”며 “커뮤니티에 제시할 수 있는 심리적·물질적 보상을 꾸준히 연구하고 실행하는 프로젝트들이 NFT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기획물은 정부 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뉴욕=도예리 기자
yeri.d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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