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의 금융 비서’로 기대를 받았던 마이데이터 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기술 요건과 규제 강화 대비 수익구조가 불명확하면서 운영을 포기하는 사업자들이 속출하자 과금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등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카카오(035720)페이와 고려대학교 기술법정책센터는 1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금융 마이데이터 고도화를 위한 과제' 세미나를 열고 마이데이터 산업 성장을 위한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마이데이터는 사업자가 이용자 동의 하에 각종 금융 정보를 취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2022년 시행 후 이용자들은 대출 금리인하 등 금용비용 절감 효과를 보고 있지만 사업자들은 비용 부담과 수익모델 한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사업자들은 이용자가 늘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과금 산정 기준을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마이데이터 과금 시스템은 금융 정보를 불러오는 정기적 전송 콜수에 과금 원가를 곱해 산정한다. 문제는 불필요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 호출과 응답 등도 모두 콜수에 포함돼 사업자의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재근 카카오페이 데이터전략비즈파티장은 "연간 이용자가 약 48% 성장할 때 과금은 세 배 빠른 130% 증가했다"며 "과금의 예측 가능성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사업자들은 정기적 전송의 최소 비용 개념을 재정의하고 공제 비율을 도입해 실제 필요한 호출량만 과금하도록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금 기준의 합리성이 높아지면 사업자들의 재무 부담이 완화돼 적극적으로 고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예빈 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정책과 사무관은 "사업자의 운영비와 서비스 구축에 큰 비용 부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내년 원가 재조사 과정에서 어떻게 합리적으로 재산정할 것인지 방안을 마련하고 신용정보원 과금 협의회를 통해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과금 부담 대비 부족한 수익모델을 위해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주민석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규제로 사업확대에 어려움이 있다"며 "맞춤형 금리 상품 서비스 등을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라이선스를 받으면 모든 금융상품, 서비스에 대한 비교 추천을 할 수 있도록 별도의 법률을 제정하는 방안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 정보 분석 후 상품 추천까지 이어지지 못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 금융비서 서비스 이용자 의견 중 약 35%는 상품 추천 관련 내용으로 알려졌다.
김혜주 롯데멤버스 대표는 "마이데이터로 이용자들은 재정 치출을 경감하는 효과를 얻고 있다"며 "이용자들이 혜택을 받은 만큼 사업자들이 성과 기준으로 보수를 받는 수익모델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사업자들은 또 신사업 전개를 위해 겸영 업무를 열거주의(모든 것을 금지하고 예외적으로 허용)에서 포괄주의(모든 것을 허용하고 금지하는 사항만 나열)로 전환할 것을 건의했다. 부수업무도 금융위에 사전 신고되어 공고된 업무를 추가해 해당 업무는 신고 생략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마이데이터 사업자는 데이터를 결합할 때마다 정보 주체의 재동의를 받아야 하며, '비식별 조치' 요건도 과도하게 적용받는다. 강현정 김앤장 변호사는 "마이데이터 산업이 확장하려면 데이터 결합과 인공지능(AI) 활용을 제약하는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데이터 결합 목적이 명확하고 안전 조치가 확보된 경우, 사전 재동의 절차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형구 카카오페이 컴플라이언스부문 부사장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하면 판매자와 소비자 간의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할 수 있는 순기능이 있다"며 "금소법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을 위한 별도의 라이선스 등 다양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환 금융위 디지털금융정책관은 “600개 이상 정보제공자의 약 770개 데이터 항목이 API 형태로 실시간 송·수신되는 금융 마이데이터 인프라는 세계적으로도 혁신적인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며 “학습 데이터 확대, 관련 규제 완화 등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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