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암호화폐 채굴 붐에 힘입어 지난달 월 기준 최고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그러나 TSMC는 암호화폐 채굴 수요가 불확실하다는 이유를 들어 당초 최대 15%로 잡았던 올해 매출 증가 전망치를 10%로 낮췄다.
최근 TSMC가 공개한 올해 1·4분기 실적 보고에 따르면 업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1% 성장한 85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특히 지난 3월에만 1·4분기 매출의 41%를 차지하는 35억 달러 수익을 올려 월 매출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씨.씨 웨이 TSMC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결과는 암호화폐 채굴과 같은 고성능 컴퓨팅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TSMC는 다만 앞으로도 암호화폐 채굴 수요가 고공행진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올해 매출 증가 전망 수치를 낮춰 잡았다. 당초 TSMC는 올해 성장 전망치를 최소 10%에서 최대 15%로 잡았지만 지난 19일(현지시각) 경제매체 CNBC는 TSMC가 이날 매출 증대 전망치를 10%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업체 측은 “암호화폐 채굴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채굴 수요가 불확실한 이유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점점 채굴 이익률이 떨어지는 추세와 맞물려 있다. 같은 날 세계적인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의 찰리 챈 애널리스트는 “kWh당 0.03달러라는 매우 낮은 전력 비용을 가정하더라도 대형 채굴업자의 손익분기점은 8,600달러로 봐야 한다”며 “이는 비트코인 채굴용 하드웨어의 수요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져 TSMC의 웨이퍼(반도체 기판)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 예상했다.
비트코인 국제 가격은 코인마켓캡 기준 지난달 26일 이후로 한 달 가까이 8,600달러를 넘지 못했다. 20일 오후 7시 현재 비트코인 국제 시세는 8,320달러로 모건스탠리의 추산에 따르면 채굴업자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암호화폐 채굴 산업에 드린 먹구름이 TSMC의 매출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황보수현 인턴기자 soohyeonhb@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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