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점은 무허가성(permissionless)입니다. 기업에서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상부에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한다면 혁신은 이뤄질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 산업에서도 혁신이 중요합니다. 제한을 벗어나 더욱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비트코인캐시의 아버지로 불리는 우지한(Jihan Wu·32·사진) 비트메인 대표는 2일 서울 삼성동 한 호텔에서 열린 ‘후오비 카니발’ 행사에서 ‘혁신과 블록체인’을 얘기하면서 ‘기업들의 적극적 혁신’을 주문했다.
그는 “혁신을 위해선 철저히 그리고 단계적인 계획을 세우고 브레인 스토밍을 하면서 많은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기업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것을 장려하고 실행에 따른 위험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산업의 혁신 사례로 비트코인캐시를 언급했다. 공과에 대한 갑론을박이 있지만, 비트코인캐시가 만들어 지는 과정도 혁신이었고 쉽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 대표는 “비트코인은 지난 몇 년 동안 블록의 크기를 어떻게 키우고 언제부터 키울 것인지 등을 놓고 소모적 논쟁을 해왔다”며 “수 많은 논란의 와중에서 어떻게 혁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결과, 비트코인캐시의 오프리턴(OP_Return)을 생각해냈다”고 소개했다. 그는 “오프리턴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제한된 용량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롭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됐다”며 “결국 무허가 생태계의 구축, 즉 커뮤니티 내에서 혁신이 가능하도록 보장하면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우 대표는 지난해 8월 비트코인을 둘로 쪼개는 하드포크라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통해 새로운 비트코인캐시라는 암호화폐를 만들었다. 비트코인의 블록 크기가 너무 작아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이를 반대하는 주장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비트코인캐시는 비트코인의 1MB보다 8배 큰 8MB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그리고 10개월이 지난 지난 5월에는 비트코인캐시 프로토콜 내에서 데이터 운반 크기를 220바이트까지 높일 수 있도록 오프리턴(OP_RETURN) 연산코드를 사용하는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하드포크를 단행했다.
우 대표는 또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각 국간 공조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뉴스가 많다”고 전제한 후 “그럼에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세계 각국의 관리 감독기구들이 서로 벤치마킹하면서 의견을 주고 받고 상호협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우 대표가 만든 비트메인은 세계 최대 암호화폐 채굴기 제조회사이자 가장 많은 컴퓨팅 파워를 가진 채굴업체로 올해 1분기에만 11억 달러의 순익을 거뒀다. 올해 홍콩주식거래소 상장을 목표로 절차를 밟고 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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