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여파가 이어지면서 마스크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이 시국에 ‘토큰을 사면 마스크와 바꿔준다’는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바로 ‘마스크 토큰’이다. 코로나 19 사망자 수만큼 토큰을 소각하는 ‘코로나 코인’에 이어 이 감영증과 관련된 암호화폐가 또 등장한 것이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온전한 것일까? 신뢰할 수 있을까? 마스크를 얻기 위해 토큰을 구매하기엔 증명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발행량의 20%인 4억 개는 코로나 19 유행 지역에 마스크와 의료용 라텍스 장갑을 기부하는 데 쓰인다. 최근 코로나 19 관련 암호화폐로 가격이 상승한 코로나 코인도 발행량의 20%를 기부한다. “코로나 코인을 참고했느냐”는 질문에 마스크 토큰 팀 관계자는 “코로나 코인이 발행되기 전 프로젝트를 계획했을뿐더러 코로나 코인의 사용처를 모른다”며 부인했다.
기부 방법에 대해서는 “현물 50%, 토큰 50%로 기부한다”며 “현물은 팀 소유의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으로 구성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팀의 관계자는 “코로나 19로 어려움을 겪는 대구와 한국적십자회에도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팀 소유의 마스크 물량은 팀이 기존에 비축해둔 물량과 공장 설비 투자를 통해 생산되는 물량으로 이루어진다. 관계자는 “중국 공장 세 곳에 설비 투자를 했다”며 “의료용 일반 마스크와 N95 마스크가 하루 30만 장씩 생산된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일반 투자자에게 풀리는 마스크 토큰은 마스크와 맞교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스크 토큰 팀 관계자는 팀 소유 물량으로 토큰 보유자들에게 마스크를 분배하겠다고 밝혔다. 마스크 토큰 보유자들은 마스크 토큰의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과 BiH 거래소를 통해 토큰을 마스크로 교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되는 토큰은 전체 발행량의 5%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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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마스크 토큰이 IEO를 계획 중인 BiH 거래소는 구글에서도 검색되지 않는 신생 암호화폐 거래소다. 첫 상장 공지가 올라온 시점이 불과 한 달 전이며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외 상장된 암호화폐들은 대부분 알려지지 않은 암호화폐다. 마스크 토큰을 구매하려면 해당 거래소로 BTC나 테더(USDT)를 보내 토큰을 매수해야 하는데, 무작정 암호화폐를 보내기엔 BiH 거래소의 보안 시스템이 입증되지 않았다. 10일 오후 4시 현재 BiH 거래소 홈페이지는 접속조차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마스크 토큰 팀 관계자는 “거래소 홈페이지는 아마존 서버로 변경 중이라 접속되지 않는 것이며 곧 서비스가 재개된다”고 전했다.
마스크 토큰 팀은 디센터에 신생 거래소를 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안나 마스크 토큰 CEO는 “바이낸스나 후오비 같은 대형 거래소는 IEO를 하려면 대기 중인 팀이 많아 기다려야 한다”며 “마스크 공급은 시기가 중요하기 때문에 BiH 거래소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 외에도 증명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 조안나 CEO는 마스크 토큰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공장 사진이 마스크 토큰 팀에서 직접 투자해 운영 중인 마스크 공장 사진이라고 주장했다. 또 해당 공장에서 매일 마스크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글 이미지검색 결과 홈페이지 공장 사진은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마스크 공장 사진으로, 지난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 보도자료에 쓰인 것과 일치한다. 마스크 토큰 팀은 중국과 한국에 공장을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중국 규제로 인해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디센터에 가동 중인 마스크 공장 영상을 공개했다.
토큰과 마스크를 맞바꿀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것인지도 문제다. 투자에 주의가 요구되는 이유다. 앞서 언급했듯 마스크 토큰 팀은 팀 소유 물량과 매일 생산되는 물량으로 토큰 보유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선 이를 증명할 방법이 없다. 조안나 CEO는 “우리가 공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마스크를 보내줄 수 있고, 마스크 교환은 스마트 컨트랙트로 이루어진다”고 해명했다.
마스크 토큰 팀은 개발 중인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과 BiH 거래소에서 마스크 교환을 지원한다고 밝혔으나, 거래소에서 이런 기능을 지원하는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조안나 CEO는 “우리와 협력하고 있는 거래소에 고객이 신원 정보를 남기면, 우리가 해당 정보를 확인하고 마스크를 보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마스크 토큰 팀은 암호화폐 사업을 꾸준히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생산 공장이 있는데도 마스크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토큰 발행이라는 중간 절차를 거치는 이유에 대해선 “암호화폐로 마스크를 구매하면 더 빠르게 물량을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 마스크를 수출하는 것보다 환전 등 절차 없이 암호화폐로 마스크를 맞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게 빠르다는 것이다.
조안나 CEO는 “코로나 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마스크 토큰 사업을 지속할 것”이라며 “마스크 외 위생모, 방호복 등도 마스크 토큰으로 구매할 수 있게 함으로써 토큰의 사용처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현영·노윤주기자 hyun@decenter.kr
-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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