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액트가 통과되면서 장기성 기관 자금이 가상자산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도화 흐름이 본격화되며 기관 투자가 본격화됐다는 해석이다.
코빗리서치센터는 7일 ‘기관 자금 동향: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재편 시그널’ 보고서를 내고 “올 1분기 코인베이스의 전체 거래 중 80%가 기관 거래에서 발생했다”면서 “리테일 약세 속에서 기관 주도의 구조가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기성 기관 자금의 유입은 “최근 미국발 스테이블코인 제도화와 은행권의 실질적 진입과 궤를 같이한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6월 미국 상원을 통과한 ‘지니어스 액트’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현재 스테이블코인의 약 97%가 달러 기반으로 발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입법은 달러 패권을 디지털 환경에서 재확인하는 계기”라고 평가했다.
제도화에 가장 먼저 반응한 곳은 JP모건이다. JP모건은 지니어스 액트 통과 다음 날 기관 전용 스테이블코인 ‘JPMD’를 공개했다. JPMD는 코인베이스가 개발한 이더리움 레이어2(L2) 블록체인 베이스 기반으로 발행된다. 허가된 기관만 접근 가능한 구조다.
최윤영 코빗 리서치센터장은 “지니어스 법안과 JPMD의 등장은 단순한 정책과 상품 출시를 넘어 미국 디지털 달러 전략이 전통 금융 생태계 내부에서 구체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제도권 금융과 가상자산 간 경계가 빠르게 허물어지고 있다는 점을 상징한다”고 밝혔다.
반면 단기성 기관 자금은 거시 경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는 흐름을 보였다. 보고서는 단기성 자금 흐름의 지표로 비트코인 래퍼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비트코인 선물 시장을 제시했다. 래퍼는 자산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이를 기반으로 한 금융 상품을 통해 간접적으로 투자 노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BTC)은 신탁, 상장지수증권(ETN) 등 래퍼 구조를 활용한 상품이 운용되고 있다.
보고서는 “ETF 기반 현물 수요가 가격을 지지하는 가운데 직접적 방향성 베팅은 제한된 수준에 머물며 매크로 이벤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