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가 2017년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를 출범한 후 국내 1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하지만 가상화폐 사업에 대한 각종 그림자 규제로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신사업 확장에 실패한 두나무의 수익은 거래소 수수료 비중이 99%다. 김규진 타이거리서치 대표는 28일 “네이버파이낸셜과의 주식 교환으로 두나무는 한국이라는 지리적 제한성과 가상자산 사업에 대한 부정적 환경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며 “미국의 코인베이스처럼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할 기회”라고 평가했다.
두나무는 코인베이스와 서클의 관계처럼 네이버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약을 맺고 비거래 수익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코인베이스는 서클이 발행한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USDC의 준비금 이자로 막대한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계약에 따라 자사 플랫폼에 보관된 USDC 이자는 100% 가져가고, 외부 플랫폼에 보관된 USDC 이자는 서클과 절반씩 나누고 있다. 이를 통해 코인베이스의 비거래 수익은 2020년 1억 8100만 달러에서 2024년 28억 달러로 급증했다.
네이버의 콘텐츠 자산을 활용해 블록체인 인프라 수익도 극대화할 수 있다. 두나무는 9일 자체 개발한 블록체인 ‘기와체인’을 선보이며 거래소를 넘어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빅딜로 네이버 콘텐츠 생태계와 기와체인의 결합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웹툰 지식재산권(IP)을 대체불가토큰(NFT)으로 전환해 팬덤 수익 모델을 만드는 식이다.
주식부터 가상화폐로 이어지는 대형 금융 플랫폼을 탄생시킬 가능성도 높다. 이번 빅딜에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 자회사였던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을 인수했다. 일부 규제가 개선된다면 본격적인 금융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파생상품 거래와 외국인·법인사업자 거래를 통해 금융업에 한발 더 나아가 있다. 시장에서는 두나무가 은행이나 증권사 같은 중앙화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블록체인 기반 위에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웹3 금융사’를 추구한다는 해석도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국 신사업 확장을 위해 금융업 인가는 필수인데 이번 빅딜을 통해 규제에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기업가치를 높여 나스닥 기업공개(IPO)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 박민주 기자,도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