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이정보는 진짭니다"···불법 사기 정보에 몸살앓는 암호화폐 시장

텔레그램·카카오톡 등 익명채팅방 통해 허위정보 유통

"거래소 영업정지·코인 상장·대박 호재" 등 사기 많아

교묘한 편집으로 투자자 입맛 맞춰…진위 가리기 힘들어

시장감시 기능·투자자 보호제도·시스템 없어…피해 속출

투자자들 주의해야…피해 확산 막기 위한 대책 시급


암호화폐 투자붐이 시들해지면서 한방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투자정보가 오가는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으로 옮겨갔다. 그러나 채팅방 정보는 사실 관계를 확인할 수 없는데다 투자자들을 속이는 사기 행위가 성행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익명으로 유통되는 정보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나 안전장치도 없고, 사기행위에 속은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도 없어 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28일 한 텔레그램 익명 채팅방에는 “검찰 조사 중인 한 거래소가 곧 영업이 정지된다”며 “해당 거래소에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들은 다른 거래소로 이동하라”는 정체불명의 정보가 돌았다. 채팅방에 들어가 있던 2만여 명의 투자자들은 혼란에 빠졌다. 정보를 제공한 이용자가 각종 암호화폐 매수·매도 정보를 제공해 온 터라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였지만 기정사실처럼 논란이 일었다. 이처럼 ‘익명성’이 보장된 텔레그램·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는 투자정보를 사칭한 허위 정보가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채팅방에 허위 정보를 퍼트려 시세를 조정하는 일도 빈번하다.

회원들이 많은 텔레그램·카카오톡 채팅방에 정보가 유출되면 한꺼번에 매도·매수가 이뤄지면서 시장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세력이 된다. 익명의 투자자들을 모아 투자세력을 확보해 시장가를 허위로 조작해 중간에서 이익을 취하는 일도 빈번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거짓 정보에 속아 막대한 손실을 보기도 하지만 이 행위를 처벌할 길이 없어 계속해서 허위정보가 돌아다니는 실정이다. 특히나 허위 정보는 투자자들의 입맛에 맞춰 교묘하게 편집해 판단을 흐리게 만들면서 피해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한 텔레그램 채팅방에는 “거래소 상장 정보를 미리 입수했다”며 “해당 암호화폐를 미리 확보해 상장 직후 일어나는 시세차익을 얻으라”는 정보가 돌았다. 해당 정보는 빠르게 퍼져 가격을 올렸지만, 암호화폐는 상장되지 않았다. 이처럼 상장 후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도 쉽게 현혹 당한다.

유료 채팅방을 만들어 소위 고급 정보를 사고파는 곳까지 등장했다. 채팅방 관리자가 어떤 암호화폐를 얼마에 사고, 얼마에 파는지 가격 정보를 알려준 후 “유료 채팅방에 가입하면 더 좋은 정보를 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은다.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150만원까지 암호화폐로 돈을 내야 가입이 가능하다.

텔레그램 익명 채팅방에서 투자정보를 사칭한 허위 정보가 떠돌고 있다. / 텔레그램 캡쳐

이처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의 가능성이나 실제적인 역할보다는 가격만 보고 투자 결정을 하기 때문에 문제가 증폭되는 실정이다.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어 투자정보를 사칭한 사기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대화방을 통해 오고 간 정보로는 수사기관이 단속하기 어려워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텔레그램은 국내 이용자들에게 검열을 피할 수 있는 메신저로 인식되면서 짧은 시간에 다수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그러나 그 점을 악용해 허위 투자정보가 오고 가는 사기행위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메신저로 오고 간 정보로는 수사기관의 단속이 어렵다. 제재할 방법도 없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주식 매매는 감시하고 감독하지만, 암호화폐 매매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법적으로 단속할 근거도 없다. 암호화폐 거래소 담당자들이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잘못된 정보나 사기 정보를 걸러내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 관계자는 “거래소에 이뤄지는 주식이나 파생상품은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 허위정보나 사기정보에 대해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며 “암호화폐 거래소의 경우 제도권 밖의 시장이라 감시·감독을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거래소는 사이버 분석팀에서 온라인에서 돌고 있는 정보들을 분석하고, 필요한 경우 제재한다”며 “텔레그램이나 카카오톡 등 익명채팅방도 실시간 감독은 힘들지만 특정인을 유추할 수 있는 제보가 들어오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은 “전국적인 피해사례가 제보되거나 민원이 모일 경우 사기행위 등을 수사한다”며 “텔레그램을 통해 사기를 당했다는 사례가 있지만, 구체적 경위나 금액 등을 파악하기 힘들어 수사를 시작하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텔레그램을 통해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떠돌고 있어 일일이 대응이 힘들다”며 “시장 모니터링 차원에서 들여다 만 보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결국 모든 정보를 검열해낼 만큼의 시장감시 기능도 없고, 투자자를 보호할 법적 근거도 없고, 시장감시 시스템도 없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절실하다. /신은동 인턴기자 edshin@decenter.kr

신은동 기자
edshin@decenter.kr
< 저작권자 ⓒ 디센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