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썸에이지(208640)가 3거래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회사가 가상화폐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되나 실제 사업을 현실화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썸에이지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9.87% 오른 513원에 거래 중이다. 주가는 개장 약 5분 만에 상한가에 도달했다. 주가는 4일과 5일에도 각각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이달 1일까지만 해도 234원이었던 주가는 513원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2013년 설립된 썸에이지는 2016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게임 제작사다. 영웅, 진화소녀, 마녀자판기, 갓레이드 등 모바일 게임이 주력이다. 최근 5년 동안은 줄곧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썸에이지는 지난해 102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 1분기에도 23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썸에이지 주가가 돌연 급등세를 탄 건 회사가 가상화폐 사업에 신규 진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썸에이지는 전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사업 정관에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 △토큰 발행 및 토큰증권(STO) 관련 사업 △디지털화된 자산의 개발, 유통 및 판매 △전자화폐 및 상품권 발행 및 공급업 △가상화폐 투자업 등을 추가했다.
하지만 썸에이지가 가상화폐 사업을 구체화하기까지는 다소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신사업에는 연구개발(R&D), 시설투자, 인건비 등 상당한 비용 부담이 발생하나 당장 회사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올 1분기 말 기준 11억 원에 불과한 탓이다. 반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부채를 의미하는 유동 부채는 15억 원이다.
썸에이지 외에도 사업 목적에 가상화폐 매매 및 중개업을 추가하는 코스닥 상장사들이 늘고 있다. 앱트뉴로사이언스(270520)는 지난달 25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생태계 조성 사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정관 변경을 통과시켰다. 회사 측은 신사업 진출을 통한 사업 다각화라고 설명했지만 사업 목적에는 가상자산 매매도 포함됐다. 엑시온그룹(069920)은 이달 29일 주주총회를 열어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 매매 및 중개업을 정관에 추가할 계획이다. 각각 뇌 질환 치료제 개발, 전자상거래 기업으로서 본업이 가상화폐와는 무관한 기업들이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본업과 무관한 사업 목적의 추가가 이뤄지는 경우 가상화폐의 유행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김남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