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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링크체인’ vs 카카오 ‘클레이튼’···블록체인 플랫폼서 격돌

비슷한 시기에 플랫폼 선보이는 라인과 카카오

다국적에 유저 둔 네이버와 라인, 네트워크 효과엔 유리

카카오톡 중심으로 강력한 사업 구축한 카카오는 파괴력 있는 DApp 기대

퍼스트무버는 초기 시장 점유 효과 누릴 수 있어


카카오가 자체 블록체인 ‘클레이튼’의 테스트넷을 10월 선보인다는 계획을 수립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IT 기업인 카카오와 네이버가 모두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했다. ▶관련기사<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내달 선보인다…첫 파트너는 ‘코스모체인’>

두 회사는 각각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인 ‘클레이튼(카카오)’과 ‘링크체인(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동시에 영역 블록체인에서 구동할 각종 서비스 출시도 서두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영역에서 처음 부딪쳤던 두 회사는 모바일을 넘어 이제 블록체인에서 격돌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두 회사는 각각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사업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박스(BITBOX)’를 지난 7월 선보였다. 지난달 31일엔 역시 라인이 자체 암호화폐인 ‘링크(LINK)’ 발행계획을 밝혔다. 링크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링크체인에서 토큰으로 활용된다.



카카오는 올 초 블록체인 자회사인 ‘그라운드X(Groud X)’를 일본에 설립한 데 이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술 엑셀러레이터인 퓨처플레이의 한재선 전 CTO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카카오가 주요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두나무는 국내에서 거래소인 업비트를 운영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의 메인넷을 내년 1·4분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는 모두 풍부한 이용자를 바탕으로 하는 만큼 네트워크 효과(Network effect)에서 여느 블록체인 서비스보다 강점을 낼 전망이다. 기존 산업계는 물론 블록체인 업계에서 두 회사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다만 두 회사가 강점을 보이는 영역은 다소 다르다. 네이버와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 등 다국적 이용자를 보유해 폭넓은 물리적 시장을 확보하고 있으며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모빌리티, 증권금융, 업비트 등 암호화폐 거래 인프라 등 블록체인 위에서 구현할 수 있는 서비스의 기반을 탄탄하게 확보하고 있다.

◇다국적에 고객 둔 네이버 패밀리, 네트워크 효과 기대=

네트워크 효과는 특정 서비스나 제품을 이용하는 수요가 크면 클수록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치와 수요가 더욱 거치는 현상을 일컫는 경제용어다. 페이스북에 가입한 친구가 많을 수록 내가 페북에 가입할 동기도 커지고 가입 후 느끼는 효용도 커지는 식이다.

블록체인 사업 모델에서 네트워크 효과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블록체인 산업이 사실상 태동기로 어느 블록체인도 현재 이용자와 디앱이 충분하지 않은 만큼 초기에 풍부한 디앱이나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으면 그만큼 블록체인 플랫폼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확률도 커지기 때문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자신들이 확보한 기존 네트워크를 블록체인에 효율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라인의 주무대는 일본이다. 대만과 태국, 그리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2·4분기 메신저 라인의 유저는 1억6,400만명에 달한다. 일본 내 유저는 7,600만명이다.

일본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가장 먼저 받아들인 국가 중 하나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규제의 테두리 안에 두고 투자자 보호를 위해 나서는 한편, 대기업과 정부는 블록체인을 산업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 내 암호화폐로 결제가 가능한 상점이 26만여곳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과 인도네시아도 암호화폐 시장에 우호적이다. 2억6,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인도네시아에선 암호화폐 투자자가 주식 투자자를 앞선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태국중앙은행은 태국 내 시중은행의 암호화폐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면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태국 인구는 7,000만명에 가깝다.


특히 이들 동남아시아 국가는 선진국보다 IT 편의성이 뒤떨어지는데, 이러한 특징이 오히려 블록체인 기술 도입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온라인 거래나 결제가 충분히 편리해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이 낮은 선진국에선 대중이 신기술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더딘 반면 개발도상국은 곧바로 암호화폐를 편리한 서비스 매개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보유한 네이버도 링크체인의 성장에 주요한 요소로 평가된다. 특히 네이버는 검색포털, 상거래, 커뮤니티, 결제 등 여러 분야에서 기술력과 시장지배력을 갖추고 있어 블록체인 기술을 입히면 기존의 시장 지위를 더욱 확고히 할 수도 있다.

◇클레이튼,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뭉친 다양한 사업에 강점=

카카오는 지난 3월 그라운드X 설립 당시 카카오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아시아 대표 플랫폼 개발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이와함께 기존 카카오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신규 서비스의 출시 계획도 알렸다. 지역적으로는 아시아, 서비스로는 기존 카카오의 풍성한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구현하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현재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을까. 카카오의 사업은 크게 △모바일메신저 △포털 △게임 △음악 콘텐츠 △유료 콘텐츠 △모빌리티 △커머스 △결제(카카오페이) 등으로 나뉜다. 여기에 IP사업과 인공지능(AI)이 신규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 모든 사업 부문이 잠재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수 있는 대상들이다.

지역 전략으로는 아시아 주요국에 자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 산하에 블록체인 지주회사인 카카오G를 두고 있으며, 카카오G는 다시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는 그라운드X를 지배하고 있다. 카카오G는 우리나라에 블록체인 지사 그라운드A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차례로 다른 국가에 그라운드B, 그라운드C를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더 파괴력 있는 DApp을 선보이냐가 관건=


앞으로 두 회사 블록체인 사업의 성공여부는 누가 얼마나 이용자의 호응을 얻는 디앱을 선보이느냐에 달렸다는 관측이 따른다. 네트워크 효과를 실제 구현하느냐 여부는 결국 각 블록체인을 이용할 유인이 있느냐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용자가 실제 접하는 서비스가 바로 디앱이다.

특히 새로운 시장에서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는 시장 점유율을 상당 부분까지 쉽게 확보할 수 있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DApp을 선보이는 속도 경쟁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그라운드X는 뷰티 분야SNS인 코스미를 클레이튼의 1호 디앱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코스미는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1호 블록체인 투자기업으로 선정한 코스모체인이 지난달 내놓은 서비스로, 뷰티 분야의 콘텐츠를 올리고 소비하면 창작자와 독자가 보상을 받는 일종의 뷰티분야 스팀잇이다.

라인 역시 이번 달 두 개의 분산형 앱인 DApp을 선보일 계획이며, 내년 1·4분기까지 10개 이상의 DApp을 론칭할 로드맵을 그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카카오의 계열사에서는 내부에서는 기존 모바일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블록체인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카카오 뿐 아니라 두 거대 IT 사업자는 새로운 파트너를 플랫폼 안으로 끌어오면서 기존 사업을 자신의 블록체인 플랫폼 위에 올리는 두 가지의 전략을 동시에 구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심두보·원재연기자 shim@decenter.kr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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