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가 8일부터 자국민의 여권발급 비용을 자국 암호화폐인 ‘페트로’로 받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각) 델리 로드리게즈 부통령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모든 여권 신청에 대한 수수료는 페트로로만 지불할 수 있으며 여권 발급비용은 2페트로(약 13만원), 여권 유효기간 연장은 1페트로”라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의 리포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평균 월 최저임금은 인상된 여권 수수료의 4분의 1이 되지 않는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 정부가 발행한 석유 자원 기반의 암호화폐다. 지난 1월 자국의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자금조달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최초로 발행되었으며 유가와 연동돼 가격이 움직인다. 그러나 페트로는 주요투자자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고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 등 꾸준히 논란을 빚어왔다. 실제 코인에 등급을 부여하는 웹사이트 ICO 인덱스닷컴(ICOindex.com)은 페트로에 ‘사기’ 등급을 부여했다.
경제난으로 인한 자국민의 대규모 해외 이주를 막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는 여권수수료 인상 및 페트로화 조치와 함께 이민경찰대도 창설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부통령은 “출입국이 가능한 공항, 항구, 국경 지역 72곳을 관할하는 이민 경찰대를 출범시켰다”며 “국경지역에서의 통제력을 강화하고 이민 상황을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하루 평균 5,000명의 베네수엘라 국민이 국가를 떠나고 있으며 지난 2015년 이후 190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이 인근 국가로 이주한 것으로 추산된다.
/민서연기자 minsy@decenter.kr
- 민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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