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코는 프라이빗 블록체인 플랫폼 분야 강자다. 엔터프라이즈 환경 구축에 필요한 인증·보안·색인·스마트 콘트랙트·개발 환경 등이 탐재된 범용적 블록체인 플랫폼인 코인스택(COINSTACK)은 블로코의 핵심 제품이다.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기업 고객은 분산데이터베이스·데이터분석 솔루션, 인증서 발행 솔루션, 해시·타임스탬프 저장 솔루션, 통합 인증 솔루션 등의 서비스를 제공 받는다.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블로코는 암호화폐 시장에 찾아온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23일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블로코 본사에서 만난 이진석 블로코 대표는 “해외 사례를 보더라도 블로코는 좋은 다수의 레퍼런스(Reference)를 보유하고 있다”며 “개념증명(PoC)의 수준에서 벗어난 블로코의 솔루션은 실제 서비스와 연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블로코는 지난 2015년 페이게이트(PayGate)에 솔루션을 제공하며,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서비스 레퍼런스를 확보한 바 있다.
블로코 고객의 면면은 화려하다. 삼성SDS, SK텔레콤, 시스코, 포스코ICT, 현대자동차, LG CNS, 두산 등 대기업들과 한국거래소, 현대카드, 롯데카드, 신한은행, 은행연합회 등 금융기관, 그리고 한국인터넷진흥원, 조달청, 금융보안원 등 공공기관들 모두 블로코가 서비스를 제공한 대상자들이다.
이진석 대표는 “금융권 사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공공분야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블록체인은 인프라의 성격이 강하며 데이터 시스템이란 큰 범주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시스템의 헤게모니는 쉽게 바뀌기 어려우며, 정부에서 나서는 사업이 블록체인 적용 가능성 측면에서 더 앞설 것으로 이진석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같은 회사나 조직의 간판을 달고 있어도 데이터는 각자 따로 책임지고 관리하고 있다”면서 “데이터 시스템의 헤게모니가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같은 팀에서도 회원, 상품, 결제 등의 분야로 나누어져 데이터를 따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는 부서 간 충돌의 원인이 된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비효율은 많은 비용을 불러일으킨다.
이진석 대표는 “정부의 블록체인 추진 사업이 문서관리에 치중되어 있다고 지적하는 것도 일리가 있지만, 정부에서도 블록체인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주체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블록체인 업계에도 신생업체가 많고,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기업도 실력이 갖추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고 밝혔다. 작은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의 가능성을 정부도 차근차근 알아가야 하며, 이를 수행할 곳들의 능력도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블로코가 기술 파트너로 참여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 아르고는 엔터프라이즈 분야의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이 대표는 블로코의 코인스택이 3.0 버전이라면, 아르고는 코인스택 4.0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섬처럼 떠 있는 기업들의 데이터 시스템이 외부에 개방되면서 상호 시너지를 내는 형태로 발전하게 될 것이며, 아르고는 이를 연결하는 플랫폼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아르고를 통해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이 서로 엮이면서 추가적인 서비스와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 플랫폼에서의 카테고리 킬러인 블로코는 지난 2014년 12월 1일 설립됐다. 이진석 대표는 블로코가 시리즈 A 투자를 받은 2016년 최고기술책임자(CTO)로 회사에 합류했다. 지난해 1월, 그는 김원범 대표와 함께 블로코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회사에는 오랜 기간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하나씩 합류하며 90명 규모로 커졌다. A급 인재는 A급 인재를 불러왔다.
삼성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블로코는 지난해 95억원 규모의 시리즈 B를 마무리했다. 삼성벤처투자, 스파크랩벤처스, 인터베스트, 대성창업투자, 원익투자파트너스, 포스코기술투자, 프리미어파트너스 등이 이에 참여했다.
/심두보기자 shim@decenter.kr
- 심두보 기자
- shim@decente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