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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다가온 '인공지능 의사',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

인간 의사 100년 공부해야 할 방대한 데이터 단 5일만에 학습 가능한 AI 의사

블랙박스와 같은 복잡한 AI 신경망, 진료 결과에 대한 이유 알 수 없어 불확실

진료에 대한 최종 판단은 결국 인간 의사의 몫, 법적 문제도 해결되어야

웨어러블 의료 기기, 영상 판독 등 1차 진료의 분야에서 넓게 활용 가능


밀레니엄 시대에 태어난 의사 꿈나무는 한해 60만 명이 보는 수능에서 상위 1%에 들어야만 의대에 입학할 수 있다. 간신히 입학한 의대에서는 일반 대학보다 조금 더 긴 6년의 학부 생활을 거친다. 이뿐만이 아니다. 5년 동안의 인턴과 레지던트 기간을 견뎌야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장장 10년에 걸친 인간 의사의 고된 수련이 인공지능(AI) 의사에게는 어떻게 다가갈까. 인간 수련의가 논문 4,000편을 읽는데 100년이 걸린다면, AI 의사에게 필요한 기간은 단 5일이다. 물론 공학자의 도움은 필요하겠지만.

AI 의사가 활용될 수 있는 범위와 분야는 급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AndMarkets)은 보고서를 통해 의학 분야 AI 시장이 연간 약 49.6%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며, 2025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18억 1,2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여러 국내 병원은 의료분야에 AI를 도입한 모습이다. 2016년 길병원을 시작으로 부산대병원, 건양대병원 등이 IBM이 개발한 치료법 추천 AI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했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종양학과 관련된 의학 학술지 300개, 의학서 200개 등 1,500만 쪽 분량의 의료 정보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의사에게 성공률이 높은 치료법을 제시한다. 전 세계적으로 발표되는 종양학 관련 논문을 의사가 모두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치료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치료법 제시뿐만이 아니다. 컴퓨터 비전을 활용한 AI 의사는 이미지 분석을 통해 환자의 상태, 미래에 일어날 질환까지 예측할 수 있다. 딥러닝을 통해 엑스레이, MRI 등 영상의학 데이터나 암 조직 검사와 같은 병리 데이터를 판독하는 AI도 있다. 이러한 AI 의사들은 장기에 겹쳐져 사람이 찾기 힘든 것들도 찾아낸다. 소프트웨어가 직접 영상을 판독해 특별한 소견을 밝히는 의사결정 보조시스템 루닛 인사이트는 90%라는 높은 정확도를 보인다.

출처=서울경제신문

인간 의사 위협하는 AI 닥터의 도래?
길병원에 왓슨 포 온콜로지가 도입된 이후 높은 비용을 내더라도 AI 의사의 진료를 받고 싶다는 문의가 넘쳤다. 그러나 실제로 왓슨이 환자에게 직접 해줄 수 있는 건 없다. 환자는 왓슨으로부터 치료법을 추천받은 인간 의사의 진료에 따라야 한다. 왓슨은 방대한 논문을 바탕으로 환자의 진료 기록에서 가족력, 이전 진료 기록, 검진 결과 등을 분석해 치료법을 제시해주는 것뿐.

사실 환자들도 AI 의사에 대한 믿음이 그린 크진 않다. 2017년 PwC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AI와 의사 중 누구에게 치료를 받기를 원하는가?”에 대한 설문에서 대답은 AI와 인간 의사에 대한 선호가 거의 동률인 것으로 조사됐다. AI가 아무리 방대한 데이터를 갖고 있어도 인간 의사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AI 의사가 환자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단을 내리는 과정은 사실 의사도, 환자도 알 수 없다. 사람의 신경을 본떠 만든 AI의 신경망은 블랙박스와 같다. 복잡하고 규모가 큰 AI의 결정 과정은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조차도 왜 이런 답을 내놓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알파고가 왜 이런 수를 두었는지는 모를 수도 있다. 그러나 의료 AI가 내놓은 치료법이 잘못되었을 때, 누가 환자에게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법적 문제 또한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의료 AI가 지닌 데이터가 정확하게 의사의 진료 상황에 항상 맞아떨어지지도 않는다. 왓슨 포 온콜로지는 미국의 백인 남성들 위주의 데이터로 구성됐다. 국내 환자들에게 적합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박성호 서울 아산대학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2011년부터 쌓여온 의료 분야 빅데이터가 거의 없어, 어쩔 수 없이 만들어진 AI가 진료 현장과 맞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인종적 특징뿐만이 아니라 조사가 시행된 의료 기관, 행태, 진료환경, 진료 도구 및 장비에 따라 자료의 이질성이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의사의 진료 환경에서 95%의 정확도를 보이는 AI도 다른 환경에서는 정확도가 대폭 줄어들 수 있다는 이야기다.

결국 AI 의사가 특정한 의료 분야에서 인간보다 더 정확한 수준의 진단을 내놓을 수 있게 되더라도, 최종적인 판단은 인간 의사의 몫으로 남는다. IBM 또한 왓슨 포 온콜로지에 대한 발표에서 항상 “왓슨은 의사를 대체하지 않으며, 의사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그 역할”이라고 강조한다. 필요한 것은 AI가 권고하는 치료 프로세스를 인간 의사가 어느 정도로, 어떻게 활용하는가다. 이에 대한 문제, 위기 상황 발생에 대한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한 질문들 또한 해결되어야 한다.


AI 의사보다는 AI 간호사와 함께
병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꼭 인간 의사를 만나기 위해 병원에 가야 한다고 실망할 필요 없다. AI 의사는 사실 병원에만 있지 않다. 최근 상용화되고 있는 웨어러블 헬스케어·의료기기들 또한 의료 AI에 속한다. 이달 공개된 삼성의 갤럭시 워치 액티브 또한 건강 분야의 기능을 강화해 혈압과 스트레스를 측정한다. 점차 증가하는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편리하고 효율적인 의료 스마트기기의 활용 또한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위 또한 지난 7일 건강증진 보험 상품 가입자에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지원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히며 웨어러블 의료 기기의 활용을 독려하고 있다.

AI 의사와 인간 의사에 대한 신뢰가 반반이라는 설문 환자들 또한 “간호 정도의 1차 진료에서는 AI 의사를 믿을 수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 여기서 1차 진료란 아이 부모들이 한 권씩 지니고 있을 법한 ‘삐뽀삐뽀 119 소아과’ 책이나 이러한 종류의 애플리케이션, 갤럭시 워치 액티브와 같은 웨어러블 의료 기기 등이 하는 역할을 말한다. 환자의 상태를 바로 확인하고 어느 수준의 질환인지, 병원에 가야 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진료가 1차 진료에 해당한다.

원격 진료 정도가 의료계를 장악하지는 않아도, 환자로 가득 찬 병원을 가는 일이 드물 전망이다. 1차 진료 수준의 간호 AI 의사는 병원을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되는 질환인지 여부를 판별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박성호 서울 아산대학병원 영상의학과 전문의는 “AI 의료 시대에 의사들은 어떤 상황에 이를 써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하며, 환자와 기계를 이해해야 한다”며 “정보를 제공하는 이러한 방식의 대체는 도움이 되지만, 의사마다 해석이 다르고 그 숫자를 가지고 어떻게 판단하느냐가 문제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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