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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스냅샷]암호화폐와 탈중앙화는 노인에게도 평등한가

/출처=셔터스톡



“암호화폐 시대가 오면 노인은 어떤 방식으로 물건을 사야 할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발단은 떡볶이였다. 얼마 전 떡볶이가 먹고 싶어 찾은 동네 분식집에서 의외의 광경을 목격했다. 손자 손녀 손을 잡고 분식집을 찾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현금결제만 하는 게 아닌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들도 자연스레 카드결제를 했었는데 말이다.

노인들의 현금결제 선호 현상은 분식집이 새로 들여온 키오스크 두 대가 불러온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분식집의 키오스크는 카드결제만 가능한 모델이다. 현금결제를 원하는 고객의 경우 직원이 계산대에서 직접 결제를 도와준다. 키오스크 사용법이 어려웠던 노인들은 키오스크를 피하기 위해 일부러 현금을 챙겨오고 있었다.

키오스크 무인결제 매장은 늘어가고, 사용법을 익히기 힘든 노인들은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은 진즉 알고 있었다. 이날 목격한 것은 단순히 결제를 힘들어하는 노인의 모습이 아닌 ‘모순’이었다. 현금결제를 줄이고, 인력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 들여놓은 키오스크가 오히려 노년층에게는 현금 선호 현상을 불러온 것이다.

현금 없는 사회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한국은행은 내년부터 거스름돈을 계좌로 돌려받는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스타벅스는 국내 일부 매장에서 현금을 받지 않고 있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아마존은 QR코드를 인식한 후 입장하면, 신용카드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무인 매장 ‘아마존 고’를 선보였다.

각국 중앙은행도 현금 없는 사회 연구를 진행 중이다. 중국은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인 DCEP 발행 준비 막바지 단계고, 페이스북은 디지털 은행의 역할을 하는 리브라를 만들었다. 현재도 지갑 없이 생활하는데 큰 무리는 없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모바일 간편 결제, 이른바 각종 ‘페이’ 서비스만 있다면 거의 모든 곳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도 있다. 우리네 할머니가 그렇고 할아버지가 그렇다. 이들에게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는 어려움을 넘은 두려움의 대상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이 생각하는 간편한 결제 방식은 현금이다.

최근 현금 없는 사회로 가는 도구 중 하나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거론되고 있다. 실물화폐가 없어지고 전산상의 숫자로만 돈이 남아 있다면, 신뢰제고와 위변조 및 해킹 방지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도입된다면 디지털 결제로 인해 노인들이 받는 소외감을 해결할 수 있을까?

블록체인 업계 오피니언 리더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바로 “누구나 평등한 기회를 얻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 다만 지금까지 나온 사업 계획에 노인을 위한 서비스는 보이지 않는다. 블록체인과 암호화폐가 정말로 평등한 세상을 만들려면 노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블록체인 업계가 해결해야 할 또 하나의 숙제가 늘어났다.

/노윤주기자 daisyroh@decenter.kr

노윤주 기자
yjr0906@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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