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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과다 채굴 에이치닥, 이번엔 해외 기습상장··· 가격 폭락

덱스코 "첫 상장" 발표…실제는 비트온베이 첫 거래

3,200원 시작… 6만개 매도물량에 500원대로 하락

비트온베이, 가입자·거래·매도 증가에 사이트 중단

"과다채굴 소각 안 한다"… 쏟아지는 사전채굴 물량?

에이치닥·덱스코 "모르는 일…법적으로 개입 불가"

에이치닥이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온베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모습/ 자료 = 비트온베이

정대선 현대BS&C 대표가 만든 암호화폐 에이치닥이 이번엔 ‘거래소 상장’을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덱스코는 “다음 달 최초로 에이치닥을 상장하겠다”고 밝혔지만, 해외 거래소에 먼저 상장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에이치닥과 덱스코 측은 “모르는 일”이라는 입장이지만, 가격이 급락하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다. 마이닝풀 해킹에 과다 채굴, 코드 비공개 논란에 이어 기습상장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프로젝트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치닥은 지난 28일 태국의 거래소 비트온베이에 상장돼 거래가 시작됐다. 달러나 원화 등 기축통화가 아닌 암호화폐로만 주문이 가능한 C2C(coin to coin) 거래소로 보유한 암호화폐가 있어야만 매매가 가능하다. 비트온베이는 에이치닥 상장 사실이 알려진 후 신규가입자가 증가하자 “서버 점검”을 이유로 29일 오전 11부터 오후 3시까지 사이트를 차단했다.

문제는 에이치닥이나 덱스코도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에이치닥 상장이 예정된 덱스코 관계자는 “에이치닥은 덱스코에서 최초로 상장할 예정이고 마지막 테스트 중”이라며 “다른 거래소에 상장됐다는 것은 잘못 본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에이치닥측은 뒤늦게야 이 사실을 확인했다. 에이치닥 관계자는 “해당 거래소에 상장된 사실을 몰랐다”며 “거래소와 상장을 협의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커뮤니티에서는 에이치닥이 스위스 금융당국 핀마(FINMA)의 심의를 마친 후 거래소 상장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투자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래량도 적고 출금도 힘든 거래소에 상장됐다는 점도 그렇지만 거래 가격에 대한 불만이 많다. 지난해 에이치닥은 TGE(ICO·암호화폐공개)를 통해 토큰을 개당 1,500원 가량에 판매했다. 그러나 비트온베이에는 0.0009BTC(약 3,200원)에 상장된 후 가격이 급락하면서 500~1,000원의 가격대가 형성됐다. 거래소 상장 직후 가격이 폭등하는 다른 암호화폐와는 상반되는 행보다.

이처럼 가격이 폭락한 것은 메인넷 출시 이전에 사전 채굴된 물량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상장 후 거의 거래가 이뤄지지 않다가 매도 물량이 6만 개 넘게 쏟아지면서 사이트가 정지됐다. “사전 채굴물량이 계속 쏟아져 나올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에이치닥은 지난 25일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백서에 표기된 수량보다 많은 1억 4,200만 개(ICO 당시 가격 기준 약 1,300억원)의 암호화폐가 채굴된 사실이 발견돼 논란을 빚었다. 에이치닥 측은 해당 물량에 대해 “에이치닥과 무관한 자발적 마이닝”이라며 소각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발행사가 모르는 상장은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적으로는 발행사가 모르는 상장이 가능한 구조라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소스를 공개하기 때문에 거래소가 마음만 먹으면 상장해 거래를 할 수 있다”며 “발행한 쪽에서 거래소와 얘기할 수는 있지만, 법적인 규제나 개입할 권리는 없다”고 설명했다.

에이치닥 공식 텔레그램 방에서 관계자로 추정되는 인물도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소스가 오픈돼 있기 때문에 상장은 거래소 자율”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에이치닥 관계자도 “메인넷을 오픈하고 소스가 공개돼 상장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생태계의 특성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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