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초 일본 회사 112곳은 약 700개의 일자리를 들고 한국을 찾았다. 당시 취업박람회에 몰린 지원자 수는 무려 7,000명으로 집계됐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몰린 지원자 수가 아니라 일본 기업이 빼간 우리나라 IT 인력의 숫자다. 이들 기업 중에서도 지난 9월 암호화폐 거래소를 인수한 라쿠텐,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했던 소프트뱅크 등이 포함됐는데 각각 개발자 10명, 9명을 채용했다. 암호화폐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일본의 인터넷 공룡 GMO 그룹도 개발자 직만 7명을 데려갔다.
억대 연봉을 제시하며 반도체·디스플레이 부문 고급인력을 빼가고 있는 중국 역시 블록체인 분야의 인력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로 꼽히는 A사는 올해 중순 국내 블록체인 업체 B사에서 2명의 국내 개발자를 데려갔고, 최근에는 마케터 2명까지 빼갔다.
업계는 블록체인 산업 발달에 핵심 역할을 하는 ICO에 대해 정부가 명문화된 규제 없이 구두로 금지령만 내린 상황이 고급 인력의 블록체인 업계 진입을 막고 있다고 비판한다. 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직접 블록체인 인재 육성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국가가 나서서 인재를 양성할 것이 아니라 인재가 몰릴 수 있도록 정책만 잘 만들면 된다는 지적이다. 인호 고려대 블록체인 연구소장은 “ICO가 금지돼 있다 보니 그나마도 없는 전문가들이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 같은 조건에선 인재들이 한국에 머무를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 역시 “몇몇 블록체인 업체만 승승장구하는 지금의 산업 구조로서는 핵심 인재가 나오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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