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거래소 코인원의 창업주인 차명훈 공동대표가 11년 만에 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차 대표의 사임으로 코인원은 이성현 대표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될 예정이다.
18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코인원은 이날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이성현 단독 대표 선임안을 논의했다. 앞서 차 대표는 사내 메일을 통해 대표직 사임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차 대표는 2014년 코인원을 설립한 창업주로 코인원 지분 53.4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코인원은 창업주가 경영 일선을 지켜온 유일한 가상화폐 거래소였다. 코인원 외 업비트, 빗썸, 코빗, 고팍스 등은 창업주가 아닌 경영 전문가들이 대표를 맡고 있다.
차 대표는 대표직에서는 물러나지만 이사회 의장으로서 향후 주요 경영 현안에는 계속해서 참여할 예정이다. 현재도 사내 인공지능(AI) 태스크포스(TF)를 직접 이끌며 신사업을 발굴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포항공대 출신의 차 대표는 화이트 해커로 활약하다 2014년 자본금 300만 원으로 코인원을 창업했다. 이더리움(ETH)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국내 최초로 이를 상장하는 등 성과를 내며 코인원을 국내 3위권 거래소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이후 가상화폐가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대관 업무 부담이 커지자 지난해부터 자신을 대체할 전문경영인을 찾는다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돌았다.
단독대표로 선임될 이 대표는 씨티은행, 딜로이트컨설팅, 베인앤드컴퍼니 등을 거친 금융 전략 전문가다. 올해 1월 코인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한 뒤 한 달 만인 2월 공동대표로 선임된 바 있다.
- 김정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