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에서 5G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안이 통과되어 5G 투자에 박차를 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만들어졌습니다. 블록체인은 기존의 법제들에 의해 운용되다보니 규제상의 암초가 발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블록체인 시대의 ICT혁신정책’ 토론회에서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은 “정부의 문제 의식이 규제 창출 쪽에만 모아지고 있는데, 이제는 규제의 혁파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고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블록체인법학회와 추경호 의원실이 공동 주최한 이번 토론회에서는 블록체인 산업과 관련된 제도의 필요성과 입법의 한계가 지적됐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는 “투자가 자칫 도박처럼 인식될 가능성이 큰데, 암호화폐를 이런 시각으로만 본다”며 “정부쪽에서도 이러한 면에서 암호화폐를 다루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각국은 속속 관련 법을 내놓고 있으며 금융과 관련된 제도 정비를 이뤄나가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대부분이 암호화폐와 관련된 부정적 인식을 확대하고 규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졌다.
국회에 발의된 관련 입법안은 특별법, 전자금융거래법,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개인정보관련법,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등이다. 대부분 법안은 발의 후 실제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암호화폐공개(ICO)만 하더라도 법적 근거나 구체적 규제 제시 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함으로써 혼란을 야기했다는 것이 윤 변호사의 지적이다.
그는 “정부가 모든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하니 사람들은 밖으로 나가 ICO를 하게 된다”며 “이를 계속 지켜보면서 경험을 축적해 법을 발제해나가야 하는데 자료가 하나도 축적이 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도 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서 비트코인을 상품으로 간주하고 규제하고 있고 SEC도 규제를 하고 있다”며 “(다른 나라들은)끊임없이 해석하고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 변호사는 현재 금융기관들이 책임을 지게 되어 있는 자금세탁방지의무(AML)를 암호화폐 거래·발행 업체에 부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 업체들의 벤처업종 제외와 같은 낙인찍기 등 부정적인 방향의 제도화는 산업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을 단순 기술이 아닌 사회 혁신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의석 한국조폐공사 블록체인사업기획팀장은 “인터넷은 우리가 처음으로 경험한 사회혁신 모델이었다”며 “인터넷을 통해 사회적 활동을 물리적으로 대체한 것 처럼 블록체인 기술을 새로운 관점에서 적용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블록체인 기술은 기술혁신의 렌즈로만 보면 여전히 위험해 보이고 부족하기 때문에 국가의 성장 동력이 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사회적 기술로써의 가능성 때문에 세계가 블록체인을 주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체인 법학회 회장인 이정엽 대전지방법원 부장판사는 “인류는 지금 주식회사와 다른 형태의 회사를 만들려는 실험을 하고 있다“며 ”이더리움을 보면 주주도 없고 이사회도 없지만 사람들이 참여하고 보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기술은 항상 부딪히면서 성장할 수 밖에 없고 어떤 나라가 더 빨리 적응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승패가 좌우된다”며 “우리나라가 더 유연하고 혁신적으로 대응해 블록체인 분야에서 선도적인 나라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 원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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