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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팔려는 정부와 규모 키우는 기업···비트코인 채굴이 다시 뜬다

세수 확보수단으로 활용되는 채굴업

채굴, 비트코인 주도권 확보 위한 전초전이라는 견해도 있어

전문가들 "블록체인 커질수록 채굴업도 커질 것"


채굴업의 활성화를 알리는 신호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지난 7월 이란 정부는 암호화폐 채굴을 공식산업으로 인정했다. 북미권에서는 암호화폐 채굴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한창이다. 지난해까지 채굴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했던 캐나다 퀘벡주는 2019년 상반기부터 저렴한 전기료를 앞세워 세계 각지의 채굴 기업들을 유인하고 있다.

규모를 갖춘 기관들도 하나둘 채굴에 뛰어들고 있다. 8일 블록체인 기술회사 블록스트림은 캐나다 퀘백과 조지아에 대규모 ‘비트코인 마이닝 센터’ 설립 계획을 밝혔다. 포브스에 따르면 해당 시설은 약 300MW에 달하는 에너지 용량을 사용할 예정이다. 블록스트림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마이닝 서비스의 첫 고객은 글로벌 자산운용 업체 피델리티(Fidelity)다.

블록체인 리서치 팀 랜딩블록의 김준용 공동운영자는 “최근 블록스트림이나 체인파트너스와 같은 기존 블록체인 기업들이 채굴 산업에 진출하는 것과 더불어 글로벌 전통 ITC 그룹들도 움직이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들은 크립토 업계에서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채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던 일부 기관들에게 자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세수 확보수단으로 활용되는 채굴업

각국 정부가 채굴 산업을 독려하고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채굴 전문가들은 ‘잉여 전기 판매를 통한 세수확보’를 그 배경으로 꼽았다.

최근 채굴업체들은 옛 구소련 국가에 속하는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지역과 일부 북미 지역에 대규모 마이닝 센터를 설립하고 있다. 이유는 명확하다. 값싼 전기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소련 국가들은 당시 군사 목적으로 설립된 발전소에서 생산한 대량의 유휴 전기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국내 채굴업체 희망해시는 카자흐스탄에 대규모 마이닝 센터 설립 계획을 추진한 바 있다.

지방 정부 입장에서도 주민들을 상대로 전기를 판매하는 것(B2C)보다 채굴업체에 대규모 전기를 공급하는 편(B2B)이 이득이다. 이은철 비트퓨리 한국지사장은 “북미도 마찬가지로 텍사스나 퀘백 쪽은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잉여 전기를 채굴업체에게 판매하며 세수를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개인 채굴자들 중심으로 진행됐던 채굴업에 정부가 나서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디지털 자산 전문 업체 체인파트너스 표철민 대표는 “정부가 채굴을 하나의 공식 산업으로 분류할 만큼 생태계가 커졌다는 의미”라며 “이는 마치 크립토가 금융의 한 영역으로 침투하는 것처럼 채굴도 산업으로써 인정받고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비트코인 주도권 확보 위한 전초전

일각에서는 블록스트림의 참전과 북미권에서 제공하는 채굴 인센티브가 중국의 채굴 주도권을 약화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비트코인 제국주의’ 한중섭 저자는 미디움을 통해 “미국계 성골 개발자들로만 구성된 블록스트림이 채굴 산업에 진출했다는 점은 특기할 만한 부분”이라며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관련 규제가 더욱 분명해지면 미국의 상인들은 의기투합해서 차차 비트코인 생태계를 합법적인 방식으로 지배하려 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로 전 세계 기축통화의 패권을 쥐고 있는 미국이 ‘넥스트 머니’로 주목받는 비트코인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사실상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채굴 산업에 조금씩 발을 들이고 있다는 해석이다.

지난 7월 중국 4대 은행인 중국은행(中國銀行)은 ‘급등하는 비트코인, 한번 알아보자(暴漲的比特幣,來了解一下)’라는 제목의 비트코인 교육 자료를 배포하며 암호화폐 채굴에 관한 관심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채굴 산업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한 중국의 움직임으로 바라보는 견해도 있다.

블록체인 커질수록 채굴도 성장한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최근 불어오는 채굴 바람이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블록체인의 특징인 강력한 네트워크 기술은 채굴을 기반으로 유지되므로 블록체인의 수요가 높아질수록 채굴 산업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많은 기업이 아마존의 AWS를 사용하는 것처럼 비트코인 채굴 또한 클라우드 마이닝 같은 대리 채굴 시스템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채굴 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은철 비트퓨리 한국지사장은 “암호화폐 채굴은 금을 캐는 것과도 같아서 채산성이 유지되는 한 채굴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겠지만, 경쟁 또한 치열해지기 때문에 채굴에 뛰어드는 사람이 오히려 돈을 잃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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