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규모 세계 10위권의 해외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국내 진출을 무기한 연기했다. 앞서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AML)와 관련해 크립토닷컴에 현장 점검을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크립토닷컴은 23일 입장문을 통해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출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크립토닷컴은 오는 29일 국내 전용 가상자산 거래 앱 ‘크립토닷컴 코리아’를 선보일 예정이었다.



앞서 이날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크립토닷컴에서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문제를 발견하고 현장 점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크립토닷컴은 “한국은 글로벌 거래소가 진출하기 쉽지 않은 시장이지만 규제 당국과 협력하겠다”며 “당사의 정책, 절차, 시스템, 규율에 대해 당국에 명확히 설명할 것”고 말했다.

크립토닷컴은 한국 진출을 위해 지난 2022년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오케이비트를 인수했다. 이후 오케이비트의 원화 거래소 전환을 위해 SC제일은행과 실명계좌 발급을 논의했지만, 금융당국이 “오케이비트가 영업 실적이 없어 AML 역량 검증이 불가능하다”고 밝히며 무산됐다.

이와 관련해 크립토닷컴은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AML 기준에 따라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며 “오케이비트 인수 이후 한국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지 않았다.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문제가 발생한 이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크립토닷컴은 “인수할 당시 약 900명의 이용자가 오케이비트를 사용하고 있었고, 인수 이후 기존 오케이비트 이용자는 출금 기능만 제한적으로 사용해 왔다”고 덧붙였다.

최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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