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ARCH

검색창 닫기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 BTC
  • ETH
  • XRP
  • BCH
bithumb제공 bithumb제공

홍콩서 살아본 스테이블코인 일상···'실생활 화폐' 시대 개막

지갑주소 스캔·현금 투입해 USDT 구매

스테이블코인 ATM 홍콩 전역 80대 설치

선불카드에 충전해 지하철·카페 결제 가능

"지리·시간 제약 없는 화폐"…실사용 확대

7일 홍콩 차이나페리터미널 입국장에 위치한 가상자산 ATM 화면에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해 구매할 수 있는 옵션이 표시돼 있다. 김정우 기자


‘투입한 500홍콩달러는 테더(USDT) 52.28개 상당입니다.'

7일 오후 홍콩 차이나페리터미널에 위치한 가상자산 ATM에 500홍콩달러를 넣자 구매할 수 있는 USDT 수량이 떴다. 수수료는 60홍콩달러. 화면 오른쪽 하단의 ‘USDT 구매’ 버튼 하나만 누르면 USDT 구매가 끝난다. 별도의 고객신원확인(KYC) 절차도, 실명 인증도 없다. 현금만 있으면 누구나 몇 분 안에 스테이블코인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는 ATM 기기는 홍콩 전역에 약 80대 설치돼 있다. 특히 페리 터미널과 기차역 등 국경 인접 지역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상자산 거래가 금지된 중국 본토 이용자들이 홍콩을 오가며 현금으로 스테이블코인을 구매하는 흐름이 자연스레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현금을 투입하기 전 이용자는 먼저 USDT를 전송받을 가상자산 지갑 주소를 제시해야 한다. 이때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한 ‘리닷페이’ 카드와 연동된 지갑 주소를 입력하면 구매한 USDT를 곧바로 실생활 결제에 활용할 수도 있다. 리닷페이는 홍콩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서비스 업체로 자체 선불카드를 발급해 카드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이날 ATM을 이용한 기자가 화면에서 ‘트론(TRC-20) 기반 테더(USDT)’를 선택하자 QR코드를 스캔하라는 안내가 떴다. 리닷페이 앱에서 지갑 주소를 열어 기기에 제시했다. 곧바로 기기 상단에 위치한 지폐 투입구에 불이 들어온다. 현금을 넣고 구매 가능한 USDT 수량을 확인하면 ‘USDT가 전송됐다'는 문구와 함께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다.

다만 실제 입금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렸다. 약 10분간 리닷페이 앱에서는 별다른 상태 표시가 없어 불안감이 들었고 결국 트론 스캔을 통해 온체인 거래 내역을 직접 확인해야 했다. 트론 기반이라면 1~2분이면 끝났어야 할 전송이 10분 가까이 걸린 이유는 ATM 업체 측의 내부 승인 등 추가적인 절차가 개입된 탓으로 보였다.

홍콩 지하철(MTR) 개찰구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가능한 리닷페이 카드를 단말기에 태그해 승차하는 모습. 김정우 기자


입금된 USDT는 기자가 미리 발급받은 리닷페이 실물카드에 자동 연동돼 결제에 쓸 수 있다. 실제 결제가 가능한지 확인하기 위해 홍콩 지하철에 올랐다. 개찰구 단말기에 리닷페이 실물카드를 갖다 대자 별다른 지연 없이 ‘삑’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 목적지는 침사추이 해안가에 자리한 복합 쇼핑몰 ‘K11 뮤제아’. 평일 오후에도 관광객과 현지인으로 붐비는 곳이다. 꼭대기 층 커피숍에서 38홍콩달러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리닷페이 카드를 내밀자 점원이 무심히 단말기에 가져다 댔다. 리닷페이 앱에는 곧바로 4.949USDT가 결제되었다는 알림이 떴다. 당시 USDT 시세(7.851HKD) 기준으로 환산된 금액이었다. 카드사의 해외결제 수수료나 환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복잡한 절차는 없었다.

이처럼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 화폐로 쓰이는 모습은 앞으로는 더욱 익숙한 풍경이 될 전망이다. 마이클 가오 리닷페이 공동창립자는 “USDT 등 스테이블코인은 리닷페이 플랫폼에서 가장 자주 사용되는 자산”이라며 “사용자 소비 패턴 데이터를 보면 식료품, 온라인 쇼핑, 여행 경비 등 일상적인 소비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고 있다. 일상 속 가상자산 채택이 점점 확산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홍콩 금융당국 역시 이 같은 확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홍콩 금융관리국(HKMA)은 본지에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결제 시스템의 시간·지리적 제약을 받지 않는 교환 수단이자 프로그래머블한 특성을 통해 금융 서비스를 자동화하고 간소화하는 혁신적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서 살아본 스테이블코인 일상…'실생활 화폐' 시대 개막
홍콩=김정우 기자
< 저작권자 ⓒ 디센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메일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