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거래 규모 세계 10위권의 해외 거래소 크립토닷컴이 국내 전용 가상자산 거래 애플리케이션 ‘크립토닷컴 코리아’를 29일 출시한다. 과거 인수한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오케이비트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합법적인 국내 영업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크립토닷컴은 국내 규제 준수를 위한 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실명계좌 획득을 위한 논의도 시중 은행들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실명계좌 획득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일 서울 영등포구 FKI타워에서 열린 크립토닷컴 코리아 출시 기자 간담회에서 “오는 29일 해외 거래소 최초로 규제 하에 한국 전용 앱인 크립토닷컴 코리아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서비스 운영은 기존 오케이비트 운영사인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가 맡는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VASP 신고수리를 받은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의 가상자산 거래업 라이선스를 활용하는 것이다. 크립토닷컴은 지난 2022년 오케이비트 지분을 100% 인수한 후 법인명을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로 변경한 바 있다.
패트릭 윤 크립토닷컴 한국사장은 “오케이비트 인수 후 제일 먼저 한 것이 VASP 대주주 변경 신고"라며 “29일 크립토닷컴 앱이 출시된 후 오케이비트 웹 주소가 크립토닷컴으로 바뀌는 데에 대해서도 지난 1월 미리 변경신고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크립토닷컴 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대체불가토큰(NFT)을 포함한 가상자산 거래를 포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다만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계좌를 획득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화 거래는 지원하지 않는다. 이 경우 한국 투자자 입장에선 굳이 크립토닷컴 코리아를 이용할 유인이 적다. 이미 상당수가 가상사설망(VPN)을 거쳐 해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크립토닷컴 코리아 역시 코인마켓 거래를 우선 지원한 이후 순차적으로 원화마켓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윤 한국사장은 “시중 은행과 많은 실사를 해왔다”며 “크립토닷컴 사내에 금융업 출신 인물이 많고 여러 번의 해외 진출 때마다 문제 없이 현지 라이선스를 준수해왔다”고 실명계좌 획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업계엔 크립토닷컴의 실명계좌 취득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 앞서 한 차례 오케이비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원화 거래소 전환을 시도했지만 FIU가 이를 불수리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디센터가 입수한 금융위 자료에 따르면 당국은 크립토닷컴이 크로노스코인(CRO) 발행사인 점에서 이해상충·불공정거래 가능성을 우려된다며 원화마켓 진입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에 대해 윤 한국사장은 “CRO 토큰과 관련한 문제에 대해선 당국으로부터 직접 둘은 바가 없다”면서도 “만약 문제가 된다면 규제당국과 충분히 협의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크립토닷컴은 금융당국의 VASP 규제 역시 완벽 대비된 상태라고 강조했다. 오케이비트의 VASP 신고수리증은 오는 12월 30일까지 갱신돼야 한다. 윤 한국사장은 “2년 동안 국내 현지화를 위해 여러 차례 VASP 변경 신고를 하며 규제 대비를 모두 완료했다"며 “원화 계좌 준비뿐 아니라 기존 VASP 라이선스 유지를 위한 준비 작업도 계속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국내 거래소와 차별되는 크립토닷컴 코리아의 특징으로는 ‘김치 프리미엄’이 없는 글로벌 가격 수준으로 가상자산을 매매할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안지아니 사장은 “크립토닷컴 코리아는 오더북 방식이 아닌 브로커 거래 방식으로 거래를 중개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으로 가상자산을 거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자가 가상자산 구매 의사를 밝히면 크립토닷컴 코리아가 가상자산 가격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그는 “한국은 블록체인·웹3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고 생각한다”며 “앱 출시 후 규제당국과 협조해 실명계좌 획득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국내 출시 포부를 밝혔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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