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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게임위 "블록체인 게임 가이드라인 만든다"

위원회 "블록체인 게임 전부 막은 것 아냐…확대 해석 경계해야"

"NFT, 사행성 외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어"

개발사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라인 제시할 것


지난 11월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 노드브릭의 ‘인피니티 스타’가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회)로 부터 심의등급 신청 거부 판정을 받았다. 노드브릭을 포함한 다수의 블록체인 게임사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체 코인을 활용했던 ‘유나의 옷장’ 사례와는 달리 인피니티 스타는 대표 암호화폐 이더리움(ETH)을 썼기 때문이다.

쟁점은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활용 여부였다. 위원회는 보도 자료를 통해 거부 판정의 근거를 밝혔다. 위원회의 해명은 오히려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블록체인 기술만 장려하고, 암호화폐는 배제하는 입장이 모순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11월 발표된 보도 자료에는 위원회가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 디센터에서는 위원회 실무진을 만나 위원회의 입장을 정리하고, 불투명한 내용을 바로잡고자 했다. 인터뷰는 게임물관리위원회 경영지원팀 한효민 팀장과 진행했다.

- 노드브릭의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 스타’가 등급 판정을 받기까지 두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심의 판정을 위해 위원회 내부에선 어떤 과정을 거쳤나요?
“위원회 내부 실무자를 중심으로 구성한 TF 팀을 운영했습니다. 또한, 내·외부 법률 자문 등을 통해 다각적인 논의와 면밀한 검토를 진행했어요. 내부 자문은 변호사 자격이 있는 위원회 소속 법무팀에게 받았습니다. 외부 법률 자문은 법무법인을 통했어요.”

- 지난 11월 위원회가 발표한 보도 자료가 논란이 됐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의 주요 기술인 NFT는 배제한 채 투명성·보안성 등의 장점만 강조하는 점이 모순적이라는 의견인데요. 논란에 대한 위원회의 입장은 무엇인가요?
“인피니티 스타는 유저의 조작이나 노력보다, 우연적인 방법으로 게임의 결과물이 결정됐습니다. 그렇게 획득한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네트워크에 전송하는 행위가 게임을 구성하는데 밀접한 관련이 있었죠. 나아가 NFT 토큰은 ETH 등의 가상 재화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위원회는 이 같은 흐름을 ‘사행성을 조장하는 행위(게임산업법 제28조 2의2호)’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위원회의 이번 결정이 블록체인 게임 산업을 위축시키거나 둔화시키지 않도록 확대 해석을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인피니티 스타는 자체 토큰이 아닌 이더리움(ETH)을 사용하고 있어 블록체인 게임 중 첫 심의 통과 사례가 될 것이란 주목을 받았다. /출처= 인피니티 스타 홈페이지

- 위원회가 말하는 ‘확대 해석’이라 하면?
“특정 사례를 가지고 일반화하거나, 보편화하거나 하는 것을 삼가달라는 취지입니다. 현재 위원회에서는 심의를 신청하는 블록체인 게임들을 면밀하게 살펴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임 내에서 블록체인이 어떻게 활용되는 건지, 게임과의 연관성은 어떤지 등을 세세하게 파악하고자 합니다. 아직 충분한 판단 사례가 없어서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입니다.

그렇기에 한두 가지의 사례를 통해 ‘블록체인을 활용한 모든 게임이 등급을 받기 어려워졌다’고 단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위원회 내부에서도 막 성장하는 산업에 찬물을 끼얹는 우는 범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

- NFT 기술에 대한 위원회의 입장을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NFT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여러 가지 기술 중 하나에 해당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미래를 예측하기란 어렵습니다. 블록체인처럼 참고할 만한 적용 사례가 적은 경우라면 더욱 어렵죠. 위원회 입장에서 NFT와 관련된 기준을 마련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해당 기술이 게임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과연 게임 내부에 선순환 구조를 가져오는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만약 NFT가 긍정적인 효과를 낸다면 등급분류 기준에 있어서도 당연히 우호적으로 진행하겠죠.

그럼에도 게임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사행성’ 부분에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 하더라도, 목적이 불순하고 결과적으로 사회를 혼란하게 만든다면 기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할 테니까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NFT 기술 자체가 전적으로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 NFT 기술은 자체는 괜찮은데, 암호화폐와 교환이 되면 안 된다는 뜻인가요?
“우선 NFT 기술의 고유한 특징부터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게임 아이템들의 권한은 게임사가 갖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반의 NFT는 아이템을 개인이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죠.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를 통해 건전치 못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거나, 아이템을 되팔아서 사행심을 조장하거나 하는 행위가 발생한다면 이는 주의해야 할 요소가 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게임 내에서 NFT를 하는 방안은 다양하리라 예상합니다. 아직 고착화가 되어 있지 않으니까요. 정리하자면, NFT 기술을 통해 게임의 아이템을 개인 소유화함으로써 게임 본연의 선한 기능을 왜곡해서 다른 형태로 간다는 부분이 위원회가 우려하는 점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업계에서는 위원회가 제시하는 ‘사행성’의 범주가 모호하다는 입장이다. /출처=셔터스톡

- 위원회가 말하는 게임 내 ‘사행성’의 범주는 다소 넓고 모호합니다. 위원회가 생각하는 사행성은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관련 법령 및 규정에 따라 △게임 이용에 사회통념 상 과다한 비용이 소요되는지 △게임 이용을 통하여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이 환전되거나 환전이 용이한지 △재산상 이익 또는 손실을 줄 수 있도록 게임물을 개·변조하는 것이 용이한지 등을 고려해 사행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 현재 위원회에서 블록체인 게임 개발사가 참고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준비할 계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블록체인 게임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에 대해 내부 검토가 진행 중입니다. 개발사가 참고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외에도 내년부터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될 것입니다. 현업에 있는 기업과도 충분한 대화의 장을 마련하겠습니다. 블록체인 게임이 게임 산업에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건전하게 유통되려면 심층적인 정책 연구, 정부뿐 아니라 유관기관 및 관련 협·단체의 협력을 통한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 마지막으로 언론을 통해 전하고 싶은 내용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우리 위원회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게임물의 윤리성·공공성 확보를 통한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게임물을 통한 사행심 유발·조장을 방지하고, 청소년 보호 및 불법 게임물 유통을 막는 게 주요 임무입니다.

이번 블록체인 게임 관련 위원회의 판단 또한 이러한 배경 아래에서 심사숙고해 결정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을 무조건 규제하는 게 아니라 건전한 방법으로 생태계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업계와 함께 노력하는 게임물관리위원회가 되겠습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ch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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