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체불가토큰(NFT) 시장은 거래, 경매 위주로 치우쳐 공론장이 부족합니다. 이제는 커뮤니티 중심 NFT 시장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합니다.”
지난 9일 서울 역삼동 엘엔벤처그룹 서울사무소에서 만난 이정한(사진) 대표는 “NFT의 가치는 커뮤니티에 의해 보존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립체인 메인넷을 개발 중인 엘엔벤처그룹은 최근 NFT 플랫폼 ‘메타 마피아’를 새롭게 선보였다. 메타마피아는 커뮤니티 기능에 초점을 맞춘 프로필사진(PFP) 프로젝트다. ▲뮤직 ▲아트 ▲패션 ▲인플루언서 ▲어소시에이션(협회) 등 총 5개 범주의 앞 글자를 따 ‘마피아(MAFIA)’라고 이름 붙였다. 이 대표는 “NFT 커뮤니티를 마피아의 카르텔 문화에 빗댔다”며 “관심사에 맞는 커뮤니티에서 소통하며 NFT를 발행·거래할 수 있는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메타마피아는 다음달 중 퍼블릭 민팅(발행)을 시작으로 서비스를 본격 개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NFT를 매개로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근 테라-루나 사태가 터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 메인넷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테라 사태 이후 국내 프로젝트에 대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시선이 짙어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결국에는 기술력으로 증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루나 사태 이후 한국 프로젝트의 입지가 좁아지면서 단순 마케팅만으로는 성공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대한 선입견을 극복하기 위해 확실한 기술력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립체인은 프라이빗과 퍼블릭 블록체인의 장·단점을 서로 보완하기 위해 이중 구조를 채택한 하이브리드형 블록체인이다. 그는 “블록체인을 산업에 활용하려면 속도가 빠른 프라이빗 체인을 쓸 수밖에 없다”며 “프라이빗 체인은 속도가 빠른 대신 탈중앙성, 보안성이 떨어진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립체인은 프라이빗 체인에서 데이터를 기록한 뒤 이를 한꺼번에 모아 퍼블릭 체인으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며 “기업들의 데이터를 마음대로 저장할 수 있는 메인넷”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초기 투자해 큰 수익을 냈다. 2014년 이더리움 시세가 500원 남짓일 당시 프리세일에도 참여했다. 그는 “이더리움의 등장으로 스마트 컨트랙트가 개발되면서 블록체인 개발이 훨씬 수월해졌다”며 “그 점에서 매력을 느껴 이더리움 프리세일에도 참여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더리움의 기술적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는 것이다.
그러나 코인 가격이 점차 상승하면서 네크워크에 과부하가 걸리거나 수수료가 지나치게 높아지는 등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활용성이 오히려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 대표는 “코인 가격은 올랐지만 블록체인 개발은 오히려 불편해졌다”며 “직접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2019년도부터 립체인 개발에 나섰다”고 말했다. 기존 블록체인의 한계점을 해결하고자 스스로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립체인은 올 한 해 메인넷 생태계 활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오는 3분기 중 테스트넷이 출시된다. 이 대표는 “탈중앙화앱(디앱·dApp)을 본격적으로 지원하면서 속도·안정성·확장성 등 립체인 메인넷의 기술력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라며 “립체인 메인넷 생태계 확보를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홍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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