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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 리포트] 이더리움 현물 ETF '결전의 날'···낙관론 급반전에 이더리움 강세

23일 미 SEC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기한

SEC 침묵 일관하며 비관적 전망 우세했지만

갑작스런 신청서 수정 요청에 분위기 반전

국내 당국도 가상자산 ETF 논의 움직임

"아직 확정 아냐" 신중론도…가격 변동 유의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결전의 날이 밝았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지시간으로 23일까지 자산운용사 반에크가 신청한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의 승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반에크 이후로도 21쉐어즈-아크인베스트와 그레이스케일, 블랙록, 피델리티 등의 승인 기한이 이어져있는데 모두 이날 한번에 승인 여부 결정을 낼 가능성이 높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이더리움(ETH)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기한/ 자료=블룸버그




당초 업계에선 SEC의 승인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ETH을 증권으로 보는 SEC의 시선에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SEC가 현물 ETF 승인 기한을 한 달 앞둔 시점에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 지갑 메타마스크 개발사인 컨센시스를 상대로 기소 절차에 돌입한 것도 우려를 더했다. 당시 저스틴 선 트론 창립자는 “자산운용사들은 SEC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이더리움 현물 ETF 신청서 수정안을 제출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대부분 헛수고일 것"이라고 비관했다.

그러나 SEC가 지난 20일(현지시간) ETF를 신청한 자산운용사들에 신청서 수정을 갑작스럽게 요구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전문가들은 앞서 올 초 SEC가 비트코인(BTC) 현물 ETF를 승인하기 전에도 신청사와 SEC가 비슷한 수정 절차를 거쳤다는 점에 주목해 이더리움 ETF 승인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당초 이더리움 ETF 승인 확률을 25%로 점쳤던 블룸버그 ETF 전문 애널리스트 에릭 발추나스는 예상 승인 확률을 75%로 크게 높였다. 그는 “지난 20일 벌어진 SEC의 변화는 우리에게도 큰 충격이었다"며 “이전까진 이더리움 ETF에 대해 침묵하던 SEC의 태도 탓에 승인 확률을 25% 이하로 내리려는 마음도 있었다”고 밝혔다.

23일 오후 1시 30분 기준 지난 7일간 이더리움(ETH) 가격 추이/ 자료=코인마켓캡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에 대한 입장을 180도 선회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의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바이든 정부가 올해 말 있을 미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가상자산 친화적인 행보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제임스 세이파트 블룸버그 ETF 애널리스트는 “이더리움 ETF에 대한 입장 선회는 전례 없는 상황이며 아직 SEC 내부적으로도 조율되지 않은 결정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치적인 결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바이든의 민주당에 대항하는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자신을 친(親)가상자산 후보라는 메세지를 전면에 내세워왔다. 트럼프 캠프는 지난 21일(현지시간)부터 가상자산으로도 기부금을 받기 시작하며 가상자산에 관심이 많은 젊은 유권자들에 어필하고 있다.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ETH 가격은 곧장 치솟았다. SEC의 신청서 수정 요청이 있었음이 알려진 21일 ETH 가격은 하루만에 3080달러에서 3819달러로 24% 급등했다. 이후 ETH 가격은 계속해서 3800달러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다. 23일 오후 4시 19분 코인마켓캡 기준 ETH 가격은 전날 대비 0.62% 오른 3782달러다.

미국에서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 또한 출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당국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압승한 더불어민주당이 총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ETF 허용을 내세웠기에 국내 ETF 출시 논의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 14일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과 로스틴 베넘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의장을 만나 가상자산 현물 ETF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EC의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신중론도 나온다. ETF 승인에 대한 기대감이 ETH 가격을 이미 지나치게 끌어올린 탓에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SEC의 발표 이후 ETH 가격이 급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의 크리스티안 마군 최고경영자(CEO)는 "가상자산은 항상 지나친 약세나 지나친 강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는데 현재는 지나친 강세라고 본다"며 “이더리움 현물 ETF 상품이 승인 이후 바로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시장에 공포가 팽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정우 기자
woo@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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