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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예리의 디파이 레이더] 디파이 ‘돈맥경화’···TVL 2024년 말 수준으로 후퇴

대출 줄고 자금 묶여…시장 관망 속 위험 확산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비교적 안정적 흐름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시장 유동성이 빠르게 식고 있다. 가상자산 가격 하락 여파와 함께 대출 수요가 급감하고, 강제 청산이 이어지면서 시장 내 자금 순환이 정체되는 양상이다. 총예치금(TVL)은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아갔고, 수익률도 1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9일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디파이 TVL은 이날 기준 843억 2000만 달러(약 125조 1646억 원)로 집게됐다. 지난 1월 고점 대비(1293억 8500만 달러) 대비 약 34.83%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TVL은 예치된 가상자산의 시장가치를 달러 기준으로 합산한 지표다. 유동성 흐름을 가늠하는 핵심 척도로 활용된다.



예치 수익률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디파이 수익률 분석 플랫폼 볼츠닷에프와이아이(vaults.fyi)에 따르면 디파이 스테이블코인 예치 수익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낮아져 이날 기준 약 2.8%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한때 18%를 웃돌았던 점을 감안하면, 불과 4개월 만에 수익률이 6분의 1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는 전통 금융 상품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이날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미국 달러 기준 머니마켓펀드 평균 수익률은 4.3%다. 머니마켓펀드는 미국 국채나 기업어음 등 초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전통 금융상품이다.

이 같은 현상은 디파이 내 대출 수요가 급감한 결과로 풀이된다. 디파이 대출 서비스는 스테이블코인 등 예치 자산을 다른 사용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다. 대출 수요가 줄면 이자 수익도 함께 감소하게 되고, 이는 곧 수익률 하락으로 이어진다. 라이언 로덴바우 월페이서랩스 최고경영자(CEO)는 “시장 전반이 리스크 회피 환경으로 전환되면서 프로토콜 전반에서 대출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진단했다. 월페이서랩스는 볼츠닷에프와이아이의 운영사다.

디파이 대출 수요 위축은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이날 기준 아베(Aave), 저스트렌드(JustLend), 모르포(Morpho), 컴파운드(Compound) 등 주요 렌딩 프로토콜의 TVL은 최근 7일간 각각 9%, 15.6%, 11.2%, 14.4% 감소했다.

이 같은 유동성 위축은 디파이 생태계의 구조와도 맞닿아 있다. 디파이 대출 서비스는 대부분 가상자산을 담보로 한 초과담보(overcollateralization) 모델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사용자가 실제 빌리는 금액보다 더 많은 자산을 담보로 예치해야 하는 구조다. 신용 평가 없이 운영되는 디파이 특성상 리크스 방지를 위한 핵심 장치다. 그러나 이런 구조는 가격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 담보가치 하락으로 인해 청산 리스크가 커지고, 이로 인해 대출 수요가 줄어드는 구조적 순환이 반복된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디파이라마에 따르면, 전체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은 2334억 83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최근 일주일간 0.6% 감소하는 데 그쳐, 변동폭은 제한적이다. 양영석 노드인프라 대표는 “약세장이라고 해서 반드시 스테이블코인을 현금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시장 유동성이 급격히 빠지기보다는, 관망세 속에서 자금이 대기 중인 상태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그는 “스테이블코인 발행량이 줄지 않았다고 해서 모두 자금이 그대로 머물러 있다고 보긴 어렵다”면서 “법정화폐 환전은 대부분 거래소 등 오프체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온체인 발행량 수치만으로 시장 내 유출입 흐름을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도예리 기자
yeri.d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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