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가격이 46일 만에 9만 달러대를 다시 돌파했다. 미국 발 관세 정책 여파로 뉴욕 증시가 출렁이고 있는 가운데 뚜렷한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비슷한 흐름을 가져가던 미국 기술주와는 디커플링(탈동조화) 움직임을 보이고 금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면서 ‘디지털 금’으로서 존재감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3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BTC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전일 대비 6.56% 오른 9만 2860.08달러다. 비트코인이 9만 달러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은 10.71% 상승한 1746.84달러, 엑스알피(XRP)는 6.50% 오른 2.2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가상자산 가격은 일제히 상승세다. 빗썸 기준 BTC는 전일 대비 2.24% 상승한 1억 3304만 2000원이다. ETH는 4.34% 오른 250만 3000원, XRP는 2.76% 오른 3166원을 기록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작한 관세 전쟁 여파로 미국 주식시장과 함께 출렁였다. 이달 7일에는 7만 4000달러대까지도 급락했으나 이후 꾸준히 상승해 9만 달러대까지 올라섰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대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강화하며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트코인의 가격 상승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기술주와 함께 움직이던 경향에서 벗어나고 불확실성 속에 금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뒤 위험 자산 전반이 하락세를 보인 이후 비트코인은 불확실한 시장에서 돋보이는 자산인 금과 유사한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가상자산데이터업체 알터너티브닷미에 따르면 크립토공포탐욕지수는 전일 대비 8포인트 오른 47포인트로, ‘중립’ 상태로 전환했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룩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태를 의미하며, 100에 가까울수록 시장 과열을 나타낸다.
- 신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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