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같은 법정통화에 연동되는 스테이블코인을 규율하기 위한 ‘지니어스(GENIUS)’ 법안이 미국 상원의 첫 문턱을 넘었다.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가상자산 산업 전반을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법과 제도 공백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 스테이블코인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원화 코인 발행을 서두르고 소비자 보호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관련 시리즈 4면
20일(현지 시간) 미 NBC에 따르면 이날 지니어스법 처리를 위한 미 상원의 ‘토론 종결 투표(cloture vote)’가 66대32로 통과됐다.
토론 종결 투표에서 60표 이상을 획득하면 필리버스터 없이 곧바로 법안 통과를 위한 표결을 할 수 있다. 상원 전체 회의 통과를 위한 핵심 관문을 넘은 것이다. 전체 회의에서는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된다. 공화당 내에서는 늦어도 미국 현충일(26일) 이전에 해당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가상자산 매체 DL뉴스는 “획기적인 스테이블코인 법안이 상원의 허들을 넘었다”며 “이르면 이번 주 최종 투표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지니어스법은 8일 토론 종결 투표에서 부결된 바 있다. 이후 고위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와 빅테크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 등이 새로 반영됐다.
문제는 한국이다. 일본조차 미쓰비시UFJ 같은 대형 은행이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금융 당국은 하반기 2단계 가상자산 입법에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다는 방침이지만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경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긍정적이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달러 기반 외 스테이블코인이 사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회의적이다. 서병윤 DSRV랩스 미래금융연구소장은 “(상원의 토론 종결 투표 가결은) 미국이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산업에서 주도권을 잡는 계기”라며 “달러 지배력 확산에 대항해 원화 코인을 발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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