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사업으로 시작해 IT 투자로 성공한 록펠러 가문이 블록체인 투자에 나서면서 시장의 반응이 뜨겁다. 한 발 앞선 투자로 시장의 주목을 받는 록펠러 가문이 어떤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투자할지, 그리고 블록체인 분야에서도 성공신화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9일 외신 등에 따르면 록펠러 가문이 설립한 벤처캐피털 벤록(Venrock)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기업 코인펀드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벤록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금융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암호화폐 산업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코인펀드는 토큰 기반의 금융서비스 플랫폼인 코인리스트를 출시해 스타트업들의 ICO를 지원하는 한편 지난해 ICO를 통해 1억 달러를 조달한 메신저 앱 ‘킥(Kik)’을 출시하기도 했다.
벤록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3조 2,000억원으로 암호화폐 투자는 단기가 아닌 장기적 관점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데이비드 팩맨 벤록 파트너는 “우리는 굉장한 인내심을 갖고 장기투자를 한다”며 “내일 암호화폐 가격이 어떨지 궁금한 것이 아니라 5~10년 후 어떤 일이 발생할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록펠러 가문이 블록체인 투자에 나서면서 과거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록펠러 가문은 시대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면서 투자를 이어왔다. 19세기 원유가격이 하락할 때 석유생산에 본격적으로 참여해 석유·화학기업 엑손모빌의 스탠더드 석유회사(Standard Oil Co. Inc.)를 설립했다. 한 때 전미 원유공급의 90%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유가 폭락 이후 엑손모빌은 투자 비용을 줄였고, 2016년 록펠러 가족 펀드는 엑손모빌 주식을 처분하고 화석연료에서 발을 뺐다.
석유사업에서 손을 뗀 록펠러 가문은 벤록을 통해 IT와 과학분야의 투자를 확대했다. 1969년 설립된 벤쿠버의 투자회사 벤록은 벤처(Venture)와 록펠러(Rockfeller)의 앞글자를 따 설립한 벤처캐피털이다. 지난 50년간 벤록은 인텔과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의 초기 단계부터 투자를 하면서 많은 성공신화를 썼고, 앱넥스트, 스트라타컴, 네스트 등 IT와 과학 관련 기업에 집중 투자했다.
업계에서는 원유사업에서 IT·과학분야로, 다시 블록체인으로 투자영역을 옮긴 록펠러 가문이 암호화폐 분야에서도 미래의 인텔과 애플 같은 대박 프로젝트를 찾아낼 수 있을지 관심이 많다.
/원재연 인턴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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